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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소설

[책리뷰] 파친코 - 이민진

by 세발너구리 2023.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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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TV 덕분에 완전히 유명해진 소설.

 

역사책에서만 봤던 일제 강점기에서 시작하여 내가 살아왔던 1980년대까지 4대에 걸친 가족들의 이야기이다.

 

여성들이 느끼는 삶의 고생과 일본 이민자들이 겪었던 차별과 부당함 등이 주요 내용이다. 여성작가임에도 불구하고 남자들이 느끼는 부담에 대한 내용도 잘 표현되어 있다.

 


 

4대에 걸친 이야기에서 1대와 2대는 모녀 양진과 선자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여자에 대한 사회적 차별과 여자이기 때문에 당연히 고생해야 한다는 숙명적인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고된 삶에서도 자식과 남편들을 위해 묵묵히 견디고 앞으로 나아가는 여자들의 삶을 양진과 선자를 통해 드러내고 있다.

 

3대와 4대는 이부형제인 노아와 모자수, 그리고 모자수의 아들인 솔로몬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들은 모두 일본에서 태어났고 조선어보다 일본어가 편한 세대이다. 조선인도 아니고 일본인도 아닌 정체성의 혼란과 더불어 일본인들로부터 받는 차별에 대해 이야기한다. 본인이 가진 재능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서의 경제적 만족을 위해 "파친코"라는 사행산업에 종사할 수밖에 없는 조선인들의 삶을 그리고 있다.


개인적으로 책 전반의 느낌이 박경리 선생님의 책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박경리 선생님과 이민진 작가의 삶과 시대 모두 다르지만.. 번역가의 손길 덕인지, 아니면 여성작가의 특유의 향이 있는 것인지.. 뭔가 모르게 유사하다는 느낌을 계속 받게 된다.

 


 

초등학교 시절에 재일교포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졌었다. 비뚤어진 애국심은 '일본'과 연관된 모든 것에 대한 악감정으로 이어졌고, 당연하게도 재일교포 역시 친일행위에 일조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나이가 들면서 좀 더 성숙해지고, 격투기 선수 추성훈의 일화 등을 접하면서 그 생각은 나름 교정되었지만... 안타깝게도 재일교포에 대한 생각은 '무관심'이라는 단어 하나로 정의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조금만 더 생각해 봤더라면 그들이 겪었던 차별과 불합리함에 대해 쉽게 알 수 있었을 것이다. 약간만 더 공부했었더라면 사실상 무국적 상태인 관계로 고국으로 돌아오고 싶어도 그렇지 못했던 그들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다.

 

뭔가 큰 울림은 없었지만.. 그냥 짠하니 미세한 파동을 계속 느낄 수 있는 소설이다.

(책 중간에 엄청 충격받았던 부분을 밝히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강철과 같은 의지력으로 안 적는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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