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책/역사

[책리뷰] 쥐들 - 로버트 설리반

세발너구리 2023. 4. 13.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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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들을 매개로 하여 인간의 역사를 다룬 책. 비록 책의 제목은 "쥐들"이지만, 쥐 자체에 대한 이야기는 많지 않다.

 

미국이라는 거대 국가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경제적 약자와 소수자들이 겪었던 불합리한 역사를 되돌아보는 것이 주된 내용.


도시의 쥐들은 인간이 만들어낸 음식물 쓰레기 덕분에 엄청난 군집을 형성하게 되지만, 인간들은 단지 쥐를 잡는 일에만 열중한다.

 

친근해지기 어려운 외양과 쥐를 매개로 하는 페스트 등의 질병은 쥐에 대한 혐오를 키우는데 한 몫한다. 또한 이런 혐오감은 문제의 근원이 인간에게 있다는 것을 머릿속에서 지우는 촉매제가 된다.

 

이런 모순적인 사고는 단지 인간 vs 쥐의 문제만은 아니다.


청소부들은 도시 위생관리를 위해 꼭 필요하지만, 높지 않은 급여와 고단한 작업 환경은 청소부를 기피하는 직업군으로 인식하게 만든다.

 

청소부들은 우리가 만들어 낸 쓰레기의 처리를 도맡아 하고, 그들이 없으면 기본적인 수준의 삶도 누리기 힘들지만 대부분의 우리들은 그들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다.

 

이 책의 한 부분에서는 도시 쥐들의 주된 먹이인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청소부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찾아가는 과정에 대해 다룬다.


한편, 미국 서안에 페스트가 발생했던 시기에 지배층들이 중국인들에게 책임을 뒤집어 씌우는 행태 등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당시의 지배층들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본인들에게 비난과 책임이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사회적 약자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에 애쓴다.

 

비록 혈통과 국적, 문화가 다르다 하여도 그들 역시 보호 받아 마땅한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단지 권력유지와 책임회피에 이용당할 뿐이다.


쥐들이 인간의 끝없는 사냥(?)에도 여전히 번성하고 있는 것처럼, 사회적 약자들도 계속되는 다수의 폭력에 저항하며 스스로의 입지를 세우고 있다.

 

쥐들이 번성하는 것은 종 자체의 생존능력과 선택적 진화과정의 산물이다. 그들은 이러한 능력을 기반으로, 그들보다 더 우월하다고 자신하는 인간들의 공격에서 살아남는다.

 

한편 소수자들은 조금 다르다. 그들은 '단합'이라는 인간 특유의 미덕을 극대화하여 자신들보다 조금 더 많은 권한을 가진 자들에게 대항하고 자기들의 권리를 주장한다.

 

이 책은 쥐가 살고 있는 뉴욕 골목길 곳곳에서 소수자들이 스스로의 권리를 찾아가던 역사적 사건들을 되돌아본다.


참 오래전에 구매했었던 책이다.

 

몇 번 읽기를 시도했다가 기대와 다른 책 내용에 계속해서 읽기를 중단했었다.

 

...

 

일부 부분에서는 "쥐"를 매개로 사회적 약자들이 본인들의 권리를 찾아가는 과정이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든다(쥐 방제사업자들과 관련된 내용이 그렇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좀 무리해서 연결한 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

 

솔직히 재미있다고는 말 못 하겠고.. 미국(특히, 뉴욕) 중심의 이야기 전개가 흥미를 떨어트리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비추까지는 아니지만 추천도 아닌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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