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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도파민네이션 - 애나 렘키

세발너구리 2023. 7. 19.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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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라는 제목의 미드가 있다. 많은 분들이 알고 있으리라 생각될 정도로 유명하다.

 

'24'는 독특한 구성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드라마 1편이 (광고 시간을 포함해서) 실제 1시간이다. 그리고 1 시즌은 24편이다. 즉, 1개의 시즌이 실제 24시간 진행되는 구성이다. 정부 대테러 기관의 요원인 주인공이 24시간 동안 온갖 테러로부터 미국을 구해내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하지만, 이 참신한 구성이 시즌을 거듭할수록 진부해진다. 모든 시즌의 내용전개가 비슷비슷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매 시즌을 모두 챙겨봤다. 당시 '24'를 보던 나의 심정을 요약하면 이렇다. '기대와 재미로 시작했다가 근성과 의리로 끝까지 간다'.

 

그런데... 참 신기하다. 매 시즌을 힘들게(?) 마무리하면 묘한 만족감과 함께 다음 시즌을 기다린다. '어차피 똑같은 내용이겠지' 생각하면서 다음 시즌을 다시 찾는다. 심지어 모든 시즌이 다 끝난 후에는 다시 한번 정주행을 하기도 했다.

 

이런 어이없어 보이는 행동의 원인이 무엇일까? '도파민네이션'은 이에 대한 원인과 해결책을 적은 책이다.

 


 

이 책은 우리가 무언가에 중독되는 이유와, 중독에 따른 고통과 불쾌감 등에도 불구하고 더 큰 자극을 찾는 이유를 설명한다. 또한 운동과 같이 고통을 수반하는 행위 후에 우리가 쾌감을 느끼는 이유에 대하여도 이야기한다.

 

그리고, 저자가 실제 상담을 진행한 사례와 신경과학의 연구결과 등을 바탕으로 중독에서 벗어나는 방법 역시 소개한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쾌락과 고통은 뇌의 같은 영역에서 처리된다고 한다. 그리고 쾌락과 고통은 마치 저울과 같이 서로 균형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

 

우리가 어떠한 것에서 쾌락을 느낄때 도파민이 분비되면 저울은 쾌락으로 기울게 된다. 하지만 이후에 저울은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고통이라는 감정을 반대편 저울 위에 올려놓는다.

 

이러한 증상이 계속되면 쾌락에는 무뎌지고 고통의 감각은 커지게 되는데, 이 시점에서 우리는 보다 큰 쾌락을 느끼기 위해 무언가에 더욱 의존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사이클 즉, '쾌락 감소 → 고통 증가 → 의존(중독) 심화'의 악순환이 반복되게 된다.

 

고통 후 쾌감을 느끼는 것 역시 동일한 원리에 의한다. 따라서 어떤 이는 고통 후 쾌감을 느끼기 위해 무리하게 운동 등을 강행하다 건강을 해치거나, 심지어 목숨을 잃기도 한다.


한편, 저자는 중독증상의 치료를 위해 몇 단계의 해결방안을 설명하고 있는데, 가장 핵심적인 것은 '고통을 직면하고, 유혹요인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스스로를 (물리적으로) 구속하고, 동일한 증상을 경험한 이들과 솔직하게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혼자가 아님을 인식한다' 정도로 요약될 수 있겠다.

 

현재 많은 나라들이 중독이나 통증/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약물치료를 하고 있지만 저자는 이를 바람직한 방법으로 보지 않는다. 약물치료 역시 또 다른 중독에 불과하며, 본인이 가지고 있는 본연의 감정을 상실하게 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독 치료를 위해서는 가족과 전문가의 도움이 필수적인 것 같다. 하지만, 그 시작은 본인이 중독자임을 인정하고 외부에 밝히는 것이다.

 

시작이 반이라고 하지만 중독치료에 있어서는 시작이 9할은 되는 듯...

 

(사족) 햄스터 등이 쳇바퀴를 타는 것 역시 일종의 중독이란다... 우리 집 햄스터가 중독자였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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