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책/역사

[책요약] 고구려와 수·당 70년 전쟁 - 임기환

세발너구리 2023. 11. 24.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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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삼국시대의 막바지에 발생했던 고구려와 중국 수나라, 당나라 간의 전쟁을 다룬 책.

 

역사적 기록을 중심으로 쓴 책이다. 역사기록에 공백이 있는 부분은 저자의 추론에 기반해서 보충되어 있다. 우리나라 사람이 저자인 관계로 고구려에 유리하게 해석됐겠지만, 최대한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느껴진다.

 


 

중국 후한 말의 난세를 배경으로 하는 삼국시대는 사마염의 진나라에 의해 잠시 안정되는 듯 보였지만, 진나라 역시 얼마 못 가 몰락한다. 그리고 다시 한번 군웅들이 할거하는 대혼란의 시기가 등장한다. 이 시기(삼국지 ~ 대혼란의 시기)가 바로... 우리가 익히 이름만 들어보고 잘 알지는 못하는 '위진 남북조시대'가 되겠다.

 

350년이 넘는 긴 기간 동안 중국 대륙을 놓고 수 많은 민족과 군소국가들이 다투는 동안 한반도에서도 3개의 국가가 경쟁하며 성장한다. 바로 우리나라의 고구려, 백제, 신라가 그들이다.


 

이후 중국은 수나라에 의해 통일된다. 수나라는 내부 시스템을 정비하는 한편, 고구려를 넘보기 위한 준비를 시작한다.

 

중원을 두고 싸우던 시기에는 우리 3국이 상대적으로 주목받는 대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중국을 통일한 마당에 고구려와 같은 거대 국가를 그냥 둔다는 건 국가적 위협임과 동시에 천하통일이라는 대업을 주장하기에도 난처한 요소이다(실제로 고구려는 수나라에 조공을 거부하기도 했었고, 고구려 영향권이 미치는 지역의 패권국이기도 했다).

 

고구려 정벌을 결심한 수나라는 총 4차례에 걸쳐 고구려를 침공한다. 이 중 2차 원정이 살수대첩으로 잘 알려진 전쟁이다.

 

2차 원정에서 수나라는 총 100만이 넘는 대군을 이끌고 고구려를 침공하지만 을지문덕과 같은 명장들에게 막혀 대차게 까이고 돌아간다(수나라가 동원한 100만은 당시 아시아 역사상 최대 규모, 세계 역사상 2번째 규모라고 한다. 실제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하여 논쟁이 있으나 저자는 100만이 넘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아무튼... 총 4차례에 걸친 고구려 원정으로 수나라는 피폐해지고 극심한 혼란에 빠진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수나라를 통째로 접수하고 일어선 나라가 바로 당나라이다(당나라의 건국은 조선이 역성혁명으로 고려의 뒤를 이은 것과 유사한 점이 많다. 당나라를 건국한 이연은 수나라의 신하였으며, 당나라는 국호와 왕가만 변했을 뿐 수나라의 제도 대부분을 그대로 이어 받는다).


 

당나라 역시 고구려 정복을 꿈꾸며 총 3차례에 걸쳐 원정을 나선다. 이 중 1차 전쟁이 안시성 전투로 특히 유명하다.

 

1차 전쟁 개전 이후 당나라는 계속 승리하며 안시성까지 다다른다. 당나라는 안시성을 그냥 통과할 수도 있었지만, 원정로 중간에 적군을 두는 건 보급선과 퇴로를 차단 당할 위험이 있기에 안시성을 공격하기로 한다.

 

하진만 수성전의 정수를 보여준 안시성주의 활약 덕에 당나라는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고 패퇴한다(안시성주의 이름은 양만춘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잘못 전해진 것이라 한다. 실제 당시 안시성주의 이름은 전해지지 않는다).

 

고구려는 뒤이은 2차 침입도 잘 막아내지만, 3차 전쟁에서 내부분열과 나당연합의 공세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멸망하게 된다.


 

여당 전쟁 당시 고구려는 실상 연개소문의 나라였다.

연개소문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지만, 어찌되었든 무능력한 인물은 아니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의 아들들은 그렇지 못했다.

 

연개소문의 장남 연남생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고구려의 실권을 잡는다. 하지만 그의 두 동생은 남생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고구려의 권력을 장악한다. 이후 생명의 위협을 느낀 남생은 국내성을 비롯하여 자신의 영향력이 미치는 이들을 모두 데리고 당나라에 투항한다.

 

주요 방어거점이 무너진 고구려는 허무하게 패하고 만다.


 

비록, 나당연합과 내분으로 인하여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고구려는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활발한 정복활동을 보였던 국가이다. 그래서인지 많은 이들이 고구려에 대하여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고구려 영토 대부분이 북한과 중국에 있는 관계로 이렇게 책으로만 접할 수 있다는 게 못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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