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책/인문교양

[책리뷰] 설득의 논리학 - 김용규

세발너구리 2025. 2. 8. 02:15
반응형

논리학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을 담은 교양서.

쉽고 잘 읽힌다. 논리학에 대한 개념을 접하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총 10개의 대목차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목차별로 예증법, 삼단논법, 배열법 등 논리학과 관련된 내용을 설명하고 있으며, 각 장의 마지막 부분에 해당 장에서 다룬 내용을 간략히 정리하고 있다.

 

각 항목별로 우리에게 친근한 인물들을 예로 들며 내용을 소개한다. 예를 들어 기추법과 가설연역법을 다룬 장에서는 셜록 홈스의 추리 방법을 예로 들고 있다.

 

책 전반적으로 논리의 종류에는 무엇이 있고, 어떻게 사용하여야 하며, 각 방법의 강점과 약점 그리고 주의해야 할 점 등을 소개한다고 보면 된다.

 


 

책의 제목에서 '논리적으로 상대방을 설득한다'는 취지를 읽을 수 있지만, 우리가 실생활에서 느끼듯이, 사람은 논리로 설득될 수 없는 존재이다.

 

저자 역시 이 부분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논리, 감성, 신뢰 등이 잘 조화를 이뤄야만 설득이 가능한 점을 언급한다. 또한, '쇼펜하우어의 뻔뻔한 토론 전략'에서는 단어를 애매하게 사용하기, 문장의 일부만을 강조하여 전체 내용을 왜곡시키기, 순환논법, 복합 질문을 사용하여 원하는 답변 이끌어 내기 등과 같은 비논리적인 기법을 통해 논쟁에서 이기는 법을 소개하기도 한다.

 

이하에서는 책 내용 중 '셜록 홈스의 추리 비법: 가추법과 가설연역법'의 일부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가추법이란 전제로부터 결론을 이끌어내는 것으로 귀납법의 일종이다.

 

'어떤 현상에서 q가 관찰되었다' → 'p가 참이면 q가 설명된다' → '따라서 p가 참이라고 생각할 이유가 있다'는 논리가 가추법이다. '어떤 결과로부터 가장 그럴듯한 원인을 추리해 내는 방법'이라고 이해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예를 들면, '범행 현장인 방 안에 신발 자국이 어지럽게 찍혀 있다', '현관부터 방의 문 앞까지는 아무런 발자국이 찍혀 있지 않다', '따라서 범인은 창문을 통해 들어왔을 것이다'와 같은 방식의 논리가 있다.

 

이렇듯, 가추법은 이미 일어난 일이지만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을 알려 준다. 위에서 예로 들었던 범죄에 대한 추리, 의사들의 진단, 고고학자들이 고대 생활상을 밝히는 것 등 실제로 매우 자주 행해지는 논리법이다.

 

  • 참고로, 연역법은 필연적으로 일어날 사실을 알려 준다. '모든 사람은 죽는다' → '소크라테스는 사람이다' → '따라서 소크라테스는 죽을 것이다'와 같은 방법을 말한다.
  • 반면, 귀납법은 개연적으로 일어날 사실을 알려 준다. '참새는 알을 낳는다' → '비둘기, 제비, 까치, 까마귀도 알을 낳는다' → '따라서 모든 새는 알을 낳는다'와 같은 방법이다

 


 

저자도 언급한 것과 같이 논리적인 구조가 진실을 이끌어 내지는 않는다는 점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좋은 것을 거부하지 않는다' → '사람들은 돈을 거부하지는 않지만, 충고는 거부한다' → '따라서 충고는 돈보다 좋은 것이다'와 같은 구조는 형식상 논리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전제부터가 잘못된 내용이다.

 

이처럼 논리적 구조를 가진 주장/의견이 언제나 맞는 것도 아니고, 논리적이라고 하여 무조건 상대방을 납득시킬 수도 없다. 사람은 본인의 감정, 신념, 경험에 의해 움직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리는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고, 나의 생각을 정리/검증하는 데 꼭 필요한 도구이다. 누군가를 설득함에 있어 논리가 뒷받침된 의견은 당연히 호소력이 높다. 또한 논리적 사고를 통해 더욱 높은 수준의 합리적 결정을 내릴 수 있고, 타인의 주장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다.

 

논리를 어떻게 사용할지는 독자의 몫이지만, 논리학 그 자체에 대한 개념을 익히기에 좋은 책이다. 추천함.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