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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자기계발

[책리뷰] 군주론 - 마키아벨리

by 세발너구리 2022. 9. 8.

간접적으로 노출이 많이 된 관계로 마치 읽었다고 착각하고 있는 책 읽기... 다섯 번째 선정작 '군주론'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은 특별한 이유없이 몇 번을 읽다 말았는데, 이번에는 생각보다 오랜 기간에 걸쳐 완독 성공.

 

기존에 읽다가 중단한 종이책은 출판사 까치의 판본이었고, 이번에 다 읽은 전자책은 더클래식의 판본이다. 대놓고 비교하지 않아 정확하지는 않으나, 느낌상 더클래식 판본의 문장이 왠지 더 간결하고 압축된 것 같다.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을 집필할 당시 이탈리아는 여러 개의 작은 나라로 분열되어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 강호들의 눈치를 보며 지내는 처지였다.

 

이런 정세에서 마키아벨리는 강력한 통일군주가 등장하여 이탈리아를 강국으로 키워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군주론을 집필했다고 하는데... 이건 어디까지나 명분이고, 실상은 당시 피렌체를 지배하고 있던 메디치 가문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가 실질적인 이유인 듯싶다.

 

※ 마키아벨리는 메디치 가문이 잠시 피렌체에서 영향력을 잃은 시점에 피렌체 공화국의 외교관으로 활약하였으나 메디치 가문 복권 후 정계에서 쫓겨나게 된다. 하지만 계속적으로 정계에 복귀할 의사가 있었던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을 집필하여 메디치 가문에 헌정하였으나... 사뿐히 무시당하고 만다.

 

여하튼... 벨리 아저씨가 말하는 '군주'의 모습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군주가 나라를 통치할 때는 경우에 따라 배신도 해야 하고, 잔인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여야 하며, 인간성과 신앙심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즉, 군주는 자신이 처한 환경에 따라 때로는 선하게, 때로는 악하게 변화할 줄 알아야 한다.

군주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국가를 번영시키는 것이다.
...

 

위와 같은 군주의 모습을 기초로 하여, 군대를 운용하는 법, 민중을 대하는 법, 충신들을 만드는 법 등을 여러 사례를 통하여 설명하고 있는 것이 바로 '군주론'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결국, 군주를 위한 자기계발서임.

 


 

간단히 적은 내용만으로도 파악할 수 있지만, 마키아밸리는 '종교(신앙)와 같은 이상적인 것들과 현실의 정치를 분리'하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즉, 현실화하기 어려운 이상에 얽매이지 말고 실리 위주의 정치를 하라는 것.

 

당시(1400년대 말, 1500년대 초)가 르네상스가 막 꽃 피우려는 시기라는 점을 보면 이런 사상이 나올 법도 하다고 생각되지만, 여전히 종교의 권력이 살아있던 시기에 이런 사상을 대놓고 주장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좀 무리가 있었을 것 같기도 하다(이러한 덕에 군주론은 교황청에 의해 금서로 지정되기도 함).

 


 

철학에는 Sein(자인, 존재)과 Sollen(졸렌, 당위)이라는 개념이 있다.

 

Sein은 '있는 그대로의 것'.. 즉 현실적인 것을, Sollen은 '마땅히 해야 할 것' 즉 이상적인 것을 말한다고 생각하면 쉬운데, 이 문제는 18세기 후반 정도에 칸트와 헤겔 등을 통하여 수많은 논쟁의 대상이 된다(물론, 지금도 논박의 대상이다. 법철학이나 헌법 같은 지극히 현실을 다루는 학문에서조차 교과서 앞부분에 떡하니 등장하는 개념들이다).

 

그런데... 딱 보면 알겠지만, 벨리 아저씨는 16세기에 Sein과 Sollen을 기반으로 하는 자기계발서(?)를 내놓은 것이다. 확실히 시대를 앞서가는 사고의 영역을 소유한 인물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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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밸리는 열렬한 공화주의자였다고 한다. 그런데 '군주론'을 썼다. 뭔가 지능적 안티 느낌도 나지만, 그의 행보를 보면 권력의 중심이 어디에 있는지와 무관하게 자신이 속한 나라를 부강하게 하기 위해 본인의 역량을 발휘하기를 원했다고 보는 게 맞을 듯싶다.

 

역시 실리적인 인물이라는 느낌도 들지만, 끝끝내 정계 재진출에 실패했다는 점을 상기해 보면... 눈물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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