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가 읽은 책/소설

[책요약] 소설 손자병법 - 정비석

by 세발너구리 2022. 12. 22.

수려하고 관능미 넘치는 문체를 가진 정비석의 소설. 춘추시대 영웅들을 다뤘다. 친일이력으로 인해 그의 작품에는 손이 잘 가지 않는데, 최근 이상하게 눈에 자주 보여 선정함.

 

총 네 권으로 구성되어 있고, 마지막 4권은 병법 해설서다.

 

전개에 따라 "오자서 → 손무 → 오자서 → 범려 → 손빈"으로 중심인물이 달라진다. 제목은 "손자병법"이지만 오자서의 복수담이 상당 부분이며, 주연으로서의 비중도 오자서가 더 크다.

 


 

초나라를 강국으로 성장시킨 평왕은 재위가 길어지자 미녀와 간신을 가까이 두게 된다. 와중에 초나라는 동맹을 통한 국가안정을 위해 강대국 진(秦)나라의 공주와 태자 간의 결혼을 추진하는데, 문제는... 진나라의 공주가 너무 미녀였다는 것. 초나라의 간신 비무기는 평왕을 부추겨 진나라 공주를 후궁으로 들이고 태자에게는 공주의 시녀를 공주라 속여 결혼시킨다 ㅡ,.ㅡ;

 

이후 비무기는 태자의 복수가 두려워 태자를 해함과 동시에 태자의 측근 가문인 오자서의 집안을 말살 시키려 한다. 오자서의 부친과 형은 어명에 응해 숙청되지만 오자서는 탈출하여 태자와 함께 정나라로 도피한다. 하지만 태자가 정나라와 진(晉)나라 사이의 계략에 말려들어 죽임을 당하자 오나라로 피신한다.

 

오나라에 도착한 오자서는 왕권분쟁에 끼어들어 훗날 '합려'가 되는 자를 지원+쿠데타 성공을 통해 오나라 재상이 된다. 이후 오자서는 널리 인재를 등용하게 되는데, 이 중 하나가 바로 '손무'이다.

 

오자서와 손무는 힘을 합쳐 오나라를 초강대국으로 성장시킨 후 초나라를 전멸 직전까지 몰아간다. 하지만... 초평왕과 비무기는 이미 세상을 떠난 상태. 오자서는 초평왕의 무덤을 파헤친 후 시체에 채찍을 내리쳐 복수한다.

 

한편, 초나라 왕은 간신히 탈출하여 잔존세력을 규합함과 동시에 진(秦)에 구원을 요청하여 오나라를 압박한다. 하지만 손무의 뛰어난 병법으로 오나라는 압박에서 벗어나고 초나라에게 조공을 받는 조건으로 화친을 맺는다.


합병에는 실패했지만 초나라를 굴복시킨 오왕 합려의 자신감은 하늘을 찔렀다. 비록 손무가 전쟁의 참상을 실제 접한 후 병학에 회의를 느껴 떠났지만 국력은 여전히 막강했다.

 

자만한 합려는 오자서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한창 성장 중인 이웃 월나라를 침공한다. 하지만, 합려는 월나라 책략가 범려의 계책에 넘어가 중상을 입고 죽게 되고 그의 아들 부차가 오왕으로 즉위한다. 부차는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장작더미 위에서 잠을 자며 힘을 길러 결국 월나라를 정복한다.

 

하지만 월나라에는 뛰어난 책략가 범려와 재상 문종이 있었다. 겉으로는 오나라에 충성을 보이면서도 당대 최고 미인 서시를 오에 보내 부차의 눈을 흐리게 하고 오자서의 경쟁자 백비를 매수한다. 그리고 월왕 구천은 매일 같이 곰의 쓸개를 햝으며 국력을 키워 복수할 것을 다짐한다.

 

이 와중에 총기를 잃고 상황파악 못하게 된 부차는 까칠하게 바른 말만 하는 오자서에게 자살을 명한다. 오자서는 '오가 월에게 망하는 것을 볼 수 있게 내 눈을 뽑아 성문에 걸어 두라'는 비장한 유언을 남기고 자결한다.

 

이후.. 오자서의 유언처럼 월은 오를 완전히 멸망시킨다. 오왕 부차는 '저승에서 오자서를 볼 낯이 없다'는 말과 함께 아듀 이승.

 

이제는 구천이 망가질 순서.. 승리에 도취하여 범려의 충언은 한 귀로 흘리고 서시를 후궁으로 들일 궁리만 한다. 상황을 눈치챈 범려가 가만히 구천의 관상을 살피니, 구천은 '고생은 함께해도 즐거움은 함께 못할 인물'이었다. 이에 그는 재상 문종에게 '토끼 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를 삶는다'는 말을 남기고 쿨하게 제 갈 길 간다.


이야기는 갑자기 손빈으로 넘어간다.

 

정비석은 손빈이 손무의 손자이고 손자병법은 손무+손빈 공저라 생각한 듯싶은데, 손빈은 손무 사후 약 1세기 후 등장하고 별도의 손빈병법이 있으니, 아마도 고증오류인 듯.

 

글이 너무 길어져 지금은 적지 않지만.. 개인적으로 손빈을 좋아하므로 후일을 기약함.

 


 

춘추전국시대... 전쟁이라는 참상을 배경으로 함에도 불구하고 가슴을 뜨겁게 만드는 수많은 영웅들의 시대.

 

재미있는 건 그 많은 영웅들이 무너지는 계기가 '오만, 간신, 미녀'라는 것.

 

어리석어 보이기도 하지만... 막상 천하가 내 발밑에 있고, 주변에서 듣고 싶은 말만 해 준다면 제 아무리 잘난 사람도 바보 되는 건 순식간일 듯......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