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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소설

[책요약] 방황하는 칼날 - 히가시노 게이고

by 세발너구리 2022. 10. 30.

미성년자들의 범행으로 딸을 잃은 아버지의 복수에 관한 소설이다. 심리적으로 굉장히 잔인한 책이다.

 


 

주인공은 홀로 딸을 키우고 있는 중년 남성이다. 예전에는 취미로 클레이 사격도 즐겼지만 이제는 별다른 취미 없이 평범한 생활을 하고 있다.

 

어느 날 학교 친구들과 불꽃놀이 구경을 갔던 딸이 돌아오지 않는 일이 발생한다. 주인공은 경찰에 신고하며 딸을 기다린다.

 

같은 시각, 딸은 여성을 납치한 후 강간하려는 3명의 미성년자들에게 납치된다.

막 강간을 시작하려던 중 차를 운전했던 자의 아버지에게서 빨리 차를 가지고 오라고 전화가 온다. 여자를 강간하는 것이 싫었지만 나머지 2명에게 해코지당할 것을 두려워했던 운전자는 이를 핑계로 범행에서 이탈한다. 이때 나머지 2명은 그에게 '너 역시 공범이니, 어디 가서 말을 흘리지 말라'는 협박을 남긴다.

 

며칠 후 실종됐던 주인공의 딸이 변사체로 발견되고, 정확한 사망 경위와 범인들을 알 수 없었던 주인공은 힘든 하루하루를 보낸다.

 

한편, 운전자는 죄책감을 느끼는 동시에 자신의 범행 가담 사실이 탄로 날까 두려워하기도 한다. 본인은 살인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으므로 경찰에 제보할까 하다가도 친구들의 보복이 두려워 그러지도 못한다.

이런저런 고민을 하던 운전자는 한 가지 방책을 찾아낸다. 피해자를 납치됐을 때 차 안에 흘렸던 핸드폰을 이용해 주인공에게 전화하여 범인을 알려주는 것이다. 주인공이 범인들 정보를 경찰에 알리면 친구들은 체포될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경찰에 알려준 것은 아니므로 친구들의 원망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운전자의 제보를 받은 주인공은 범인 중 한 명의 집을 찾아간다. 그리고 거기서 자신의 딸이 강간당하는 장면을 담은 비디오를 발견한다.

주인공이 오열하던 중 누군가 들어오는 인기척이 들린다. 잠시 몸을 숨긴 주인공은 집에 들어온 자가 딸을 죽인 사람 중 한 명임을 확인하고 그를 잔인하게 살해한다. 그리고 그 범행의 주도자가 다른 지역의 펜션에 몸을 숨겼다는 사실도 알아낸다.

 

곧 범인 중 살해당한 이의 사체가 발견되고 경찰의 수사가 진행된다. 그리고 수많은 비디오를 발견하는데, 모두 여자를 강간하는 장면을 촬영한 것들이었다.

 

경찰은 이내 살인사건의 범인이 얼마 전 변사체로 발견된 여학생의 아버지라는 것을 알아내고 주인공과 강간 사건의 주도자를 동시에 추적한다.

주인공 역시 딸을 죽인 주도자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를 추적한다. 집에서 보관하고 있던 엽총을 지닌 채로.

 

주인공은 추적 중간에 만난 한 펜션 여주인의 지원과 범행 당시 운전했던 자의 추가 익명제보를 바탕으로 범행 주도자의 근처까지 다가가지만 펜션 여주인 + 그녀의 아버지의 설득에 자수를 생각하며 잠시 다른 지역으로 도피한다.

 

주인공을 쫓아간 펜션 여주인은 주인공에게 자수할 것을 설득하고 주인공 역시 자수할 마음을 먹는데.... 갑자기 익명의 제보자에게 마지막 연락이 온다.

 

제보자의 전화는 주도자가 몇 시에 어느 장소에 나타날 것이며, 경찰 역시 그 정보를 알고 잠복 중일 것이라는 내용이다.

주인공은 익명의 제보 전화를 받고 자수를 포기하고 주도자가 나타날 장소로 이동한다.

 

이윽고 주도자가 나타날 장소에 경찰과 주인공, 주인공 외의 또 다른 피해자의 아버지가 모여든다.

 

온전히 주도자를 체포하려는 경찰과 주도자를 죽이려는 다른 피해자의 아버지가 엉켜 혼란해진 틈을 이용해 주인공은 복수를 위해 총으로 겨누지만... 제때 주인공을 제지하기 힘들다고 판단한 경찰에 의해 사살당한다.

 

소설 끝에는 마지막 익명의 제보가 경찰 중 한 명의 전화였다는 것을 암시하며 마무리된다.

 


 

사회적으로 보호할 가치가 없는 소년범, 미성년자 강간, 사적 복수... 그리고 이러한 요소들 안에서 갈등하는 경찰까지 온통 민감 하디 민감한 사안들로만 구성된 소설이다.

 

굉장히 불편한 소설이면서도, 소년범 갱생/보호의 실효성과 사적 복수의 정당성에 대한 판단을 계속 유보시키게 만드는 장치들이 여기저기 숨어 있다.

 

절대적으로 옳고 그른 것이 존재하지는 않겠지만... 우리가 정의라고 생각하는 것들 역시 단지 개인의 생각이라는 주관적 개념 혹은 규범 준수라는 형식적 개념에 불과한 건 아닌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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