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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소설

[책요약] 멋진 신세계 - 올더스 헉슬리

by 세발너구리 2022. 12. 7.

3대 디스토피아 중 하나인 '멋진 신세계'. 조지 오웰의 1984와 결이 다르다.

 

1984가 완벽히 통제된 사회를 그렸다면, 멋진 신세계는 잘 관리된 향락적 요소가 제공되어 창의적 · 비판적 사고 없이 체제 안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세상을 그렸다. 모든 사람을 무사고의 상태로 만들어 버린 세계라 할 것.

 


 

책은 9년 전쟁이라고 불리는 큰 전쟁 이후의 세상을 배경으로 한다. 대량 생산기술의 아버지 헨리 포드를 신과 같이 받들며, 그의 첫 번째 포드 모델 T의 생산일을 기원으로 하는 연도를 사용하고 있다. 사람들은 걸핏하면 "오~ 포드님"이라고 말한다.

 

모든 인간들은 인공수정으로 태어나며 수정단계부터 지능과 용도가 정해진다(사람들은 알파, 베타, 감마, 델타, 엡실론으로 나눠지며 세부적으로 더블 플러스, 플러스, 마이너스로 구분된다... 한우 등급과 비슷하다;;;).

 

높은 계급은 난자 하나에서 한 명이 태어나고 낮은 계급은 난자 하나를 분열시켜 여럿을 태어나게 한다. 또한 낮은 계급은 태아 단계부터 고의적으로 지능을 낮추는 처치를 한다.

 

어린 시절부터 성적 유희를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모든 사람은 모든 사람의 소유이기 때문에 여러 이성과 잠자리를 갖는 것은 당연하다. 반면 "아버지", "어머니"와 같은 출생과 연관된 단어들은 수치심, 부끄러움, 역겨움 등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모두가 신분에 맞게 일을 하고 쾌락을 즐기지만 그들에게도 고통과 고민이 있을 것이다. 이때는 "소마"라고 불리는 합법적인 마약을 통해 해결한다. 소마는 부족함이 없도록 잘 관리되어 배급된다.

 

간혹 이러한 체제에 불만을 갖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을 축출하여 별도 구역에서 격리한다. 이 구역은 멋진 신세계의 문명을 누리지 못하기 때문에 야만인들이 거주하는 구역으로 불린다.


소설에는 두명의 주인공이 있다.

 

전반부 주인공 버나드는 멋진 신세계의 알파급 엘리트이다. 하지만 어떠한 이유로 다른 알파 계급에 비하여 다소 왜소한 체격을 가지고 있어 이에 대한 컴플렉스가 있다.

 

그는 사회체제에 약간의 불만이 있기에 비문명권에 대해 호감을 가지고 있다.

이런 버나드를 그의 상사는 매우 좋지 않게 평가하며, 그를 낙후된 지역으로 좌천 보낼 생각을 하고 있다.

 

어느 날 야만인 구역을 방문할 수 있게 된 버나드는 그곳에서 우연이 (후반부 주인공이 되는) "존"이라는 야만인을 만나게 되고,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존이 바로 자신의 상사가 베타급 여성과 관계를 맺고 출생한 친아들이라는 것이다.

 

버나드의 상사는 젊은 시절 야만인 구역을 베타급 여성과 함께 방문했었다. 당시 그 여성은 사고로 무리에서 이탈하게 되는데, 그때 존을 임신하고 있었던 것이다. 비문명 세계에서 낙태를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금기시되는 '출산'을 하게 된 것이다.

 

버나드는 자신을 좌천시키려던 상사를 고립시키기 위해 관련 사실을 상부에 보고함과 동시에 야만인을 이용하여 명성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한편 버나드에 의해 멋진 신세계로 오게 된 존은 그들의 신문명과 한 명의 아름다운 여인에게 반하게 된다.


하지만... 멋진 신세계는 존에게는 견딜 수 없는 곳이다.

고전 문학은 사람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준다는 이유에서 금기시되고, 사랑하는 이와의 교감은 단순 유희에 불과할 뿐이다. 그리고 그가 사랑하게 된 여인 역시 너무 쉽게 잠자리를 갖길 원한다.

 

존은 문명사회를 점점 혐오하게 되어 사람들이 없는 곳에 은둔하게 된다. 하지만, 그가 품었던 연정은 그를 혼란스럽게 한다. 존은 비문명 사회에서 했던 것과 같이 채찍으로 자신을 때리며 잡념을 달래려 노력한다.

 

하지만 신세계는 그를 그냥 두지 않는다. '야만인'이라는 존재에 대한 호기심과 심적 고통을 (소마가 아닌) 채찍으로 달래는 존의 고행은 문명인들의 관심을 집중시킬 뿐이다.

 

결국, 문명인들의 구경거리가 되는 걸 견디지 못한 존이 자살로 삶을 마감하면서 소설은 끝난다.

 


 

감시와 억압의 '1984'와 모든 이들을 무비판 상태로 만들어 버린 '멋진 신세계'.

개인적으로는 '멋진 신세계'의 세계관이 훨씬 두렵다.

 

'1984'는 불만이라도 갖고 여기저기 기웃 거리며 뭐라도 해 볼 생각이나 할 텐데, '멋진 신세계'는 그냥 좀비 월드...

 

한나 아렌트가 두려워한 세계.. 그곳이 바로 '멋진 신세계'라고 생각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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