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가 읽은 책/소설

[책리뷰] 사도의 8일 - 조성기

by 세발너구리 2022. 8. 17.

사도세자가 뒤주에 같인 8일 동안 이루어진 회상을 재구성한 소설(8일간 있었던 일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뒤주 속에서 8일 동안 기존의 사건들을 회상하는 것).

매 하루마다 사도세자의 시각에서 한번, 혜경궁 홍씨의 시각에서 한 번씩 회상을 하면서 책을 풀어간다. 실록이나 야사도 참고했겠지만, 전체적인 내용은 '한중록'에 기초해서 쓰여졌다고 한다.

사도세자의 시각에서 영조는 괴팍+변덕+자기중심+몹쓸 아버지이고, 혜경궁 홍씨의 시각에서 사도세자는 똘끼 충만한 정신병자 쯤 되는 걸로 그려져 있다. 사견으로는 둘 다 맞는 말일 듯.

영조는 출신성분도 좋지 않았고, 자신의 형인 경종을 독살했다는 소문을 들으면서 왕위에 올랐기에 자신의 자식을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자로 키우고 싶었을 것인데, 기대에 못 미치는 사도세자가 불만이었을 것이다. 게다가 당시의 붕당상황까지 더해서.. 어지간히 스트레스 받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스트레스가 못마땅한 세자에게로 향했던 듯.

사도세자는 제법 총명했다고 하지만 기질 자체가 영조가 바라는 모습과 많이 달랐으니.. 아버지의 기대가 부담스러웠을테고, 기대가 질책으로 바뀌는 시점에서는 부담스러운 감정이 자기상실로 향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이렇게, 이 두사람의 환상적인 궁합이 임오화변이라는 비극의 원인일 것이다. 또한 (원인이야 어찌 되었든) 사도세자가 뒤주에 들어갈 즈음의 상태는 그야말로 정신병자 수준이었으니, 그대로 왕위를 물려줬다면 제2의 연산군이 되지 말라는 법도 없었을 테니..

우리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사건 중 하나일텐데, 소설의 몰입도가 다소 아쉽다. 각주로 처리해도 될 부분을 회상 한가운데 설명문으로 넣은 것과 다소 장황한 상황설명이 감정 몰입을 방해한 듯.(+ 자꾸 유아인 생각남 ㅡ,.ㅡ)

그래도 역사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책이 될 듯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