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다양한 작품과 작가, 철학자들을 통하여 우리가 독서를 할 때 가져야 할 태도에 대해 이야기하는 에세이.
저자가 꼽는 독서의 태도는 호기심, 인내, 용기, 긍지, 자제, 정의이다. 일반적인 의미를 기본으로 하지만, 조금은 다른 의미와 시각으로 이해되는 태도들이다.
(호기심)
호기심은 이미 존재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것에 대한 저항이며, 사실과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 애쓰는 갈망이다. 호기심이 없다면 우리는 새로운 무언가를 발견하는 것에 게을러질 수밖에 없다. 독서가 새로운 관점으로 우리를 안내하는 안내자라면, 호기심은 우리가 미지에 대한 갈증 해소를 위해 책을 읽게 하는 원동력이다.
(인내)
인내는 공포스러운 무언가를 마주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견뎌내는 것을 말한다. 인내는 그 자체를 함양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어떤 가치 있는 것을 성취하기 위해 길러지는 요소이다.
독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좋은 것들은 즉각적이지 않다. 따라서 나와 맞지 않는 책, 이해하기 어려운 책을 읽을 때 느껴지는 지루함, 불쾌함 등을 견디고 완독 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가 '인내'이다.
(용기)
용기는 위로가 되는 해결책이 없이도 기꺼이 계속하여 애쓰는 마음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인생 대부분의 사건들은 미완성으로 마무리되고 원하는 결말을 가져오지도 않는다. 아무런 보상도 없는 것들을 계속해서 해 나가는 것, 이것이 바로 용기인 것이다. 또한, 때때로 우리가 직면하게 되는 불편함을 견디는 것 역시 용기이며, 비겁한 독서(≒ 불편함을 회피하는 독서)를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된다.
(긍지)
오만하거나 자만하지 않으면서도 겸손에 방해받지 않는 비판적인 지적 능력, 이것이 긍지이다.
독서의 태도로써 긍지를 높이려면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이라도 의문을 가진 채 접근하여야 한다. 이러한 태도는 재해석과 재창조가 필요한 고전 작품을 대할 때 특히 더 필요하다. 빼어난 작품에도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인식하는 것은 완벽해 보이는 것들에도 결함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스스로의 한계를 깨달을 때 긍지를 느낄 수 있다.
※ 긍지는 살짝 난해한 부분이다. 개인적인 결론은 이렇다. 우리가 긍지를 느끼는 순간은 자신이 완벽하다고 생각할 때(=자만)가 아니라 한계가 있음에도 무언가를 성취했을 때이다. 즉, 불완전함에 대한 인정이 없다면 긍지를 느끼기 어렵다는 것이다.
(자제)
결핍에 안주하는 것, 반대로 과다하게 추구하는 것에 대한 경계와 분투가 자제이다.
주목할 부분은 결핍보다 과다함에 있다. 재미, 정보, 교훈, 감수성 등 독서에서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요소들 중 한 가지에 중독되는 것은 결국 균형을 잃고 편향된 사고를 하게 만든다. 과다한 중독보다는 차라리 책을 덮어두고 다른 무언가를 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과유불급).
(정의)
정의란 우리가 갖고 있는 결함을 보완하는 것, 감정과 판단을 구분하게 해 주는 것이다.
다른 이의 작품을 성급하게 판단하는 것, 뛰어난 글솜씨를 시기하는 것, 나와는 맞지 않는 책에 대하여 악담하는 것. 이러한 것들을 멈추게 하는 힘이 바로 정의이다.
우리는 완전하지 않기 때문에 부정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다. 하지만, 정의는 계속해서 우리를 교정해 나가게 하고 더 나아가 작가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
책에서 소개하는 내용에 대한 배경지식이 부족해서인지 체감 난이도가 다소 높다. 천천히 읽지 않으면 흐름과 요점을 놓치기 쉽다. 이런 이유로 많지 않은 분량임에도 완독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 책이다.
전체적인 내용이 꼭 '독서'에만 국한할 것은 아니다. 일부만 수정하면 '삶의 태도'라고 바꿔 써도 괜찮아 보인다.
특히나 '긍지'에 마음이 끌린다. '긍지'를 정의하는 문장이 이상적이다. '자만하지 않으면서도 겸손에 방해받지 않는다'라니... 참 매력적인 개념 정리라고 생각한다.
'내가 읽은 책 > 수필,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소개] 크리에이티브의 시간들 - 프랭크 배런 (4) | 2025.06.16 |
---|---|
[책요약] 어릴 적 내가 되고 싶었던 것은 - 고정욱 (4) | 2025.05.01 |
[책리뷰] 블랙 라이크 미 - 존 하워드 그리핀 (1) | 2024.06.03 |
[책요약] 디케의 刀 (디케의 칼) - 김종구 (0) | 2024.03.31 |
[책리뷰] 면역에 관하여 - 율라 비스 (1) | 2024.02.2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