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에 걸친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시리즈의 마지막 책.
이번 편에서는 '지식'의 습득이 아닌 '실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책 제목의 '무한(∞)'은 지식이 지혜가 되고, 지혜가 새로운 지식의 기반이 되는 끝없는 순환을 상징한다.
우리는 매 순간 수많은 정보를 접한다. 특히 스마트폰의 발전은 전 세계의 정보와 지식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하지만, 이러한 지식들이 우리의 삶에 어떠한 변화를 주었는지는 생각해 봐야 할 문제이다.
저자는 이 부분에 집중하여, 지식을 나의 것으로 만드는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책에서는 '실천'을 위한 7단계의 여정을 제시한다.
(발심) 기존의 시각에서 벗어나 새로운 탐구를 시작하는 단계
(정비) 불필요한 것들을 정리하며 내면으로 향하기 위한 준비 단계
(정진) 본격적으로 내면의 길에 들어서는 단계. 명상과 내면 성찰과 같은 실천적인 노력이 필요한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는 우리 마음의 원래 상태인 고요와 평온을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
(견성) 자신과 세계의 실체를 깨닫는 단계. 여기서 우리는 자신의 근원적인 존재 의미를 마주 볼 수 있게 된다. 저자는 이를 특히 중요하게 여기며, "견성의 단계를 이해한 자와 이해하지 못한 자"로 인간을 나눈다.
(출세) 깨달음을 얻은 후 다시 세상으로 나아가는 단계. 기존의 시각을 탈피하여 새로운 시각으로 삶을 살아가게 된다. 이때 말하는 '출세'는 성공의 의미가 아니라 세상과 다시 관계를 맺는다는 것을 말한다.
(조망) 탄생과 죽음을 포함한 인생 전체를 넓은 시야로 조망하는 단계. 세계의 실상을 알고 말과 판단을 줄이며, 꿈과 같은 현실의 본질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현실 또한 내가 만들어 낸 하나의 꿈과 같다는 인식을 통해 무력감을 벗어나 긍정적인 삶의 태도를 갖게 된다.
(전진) 깨달음 이후에도 계속 배우고 성장하며 나아가는 단계. 삶은 계속된 배움의 과정이다. 진정한 성장은 멈추지 않는 노력에 있다.
책에서는 지식과 지혜를 구분한다. 지식은 단순히 아는 것에 불과한 반면, 지혜는 지식을 삶에 적용하고 내면화해야만 비로소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에게는 내면을 성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넘쳐나는 외부의 정보를 벗어서 침묵 속에서 나의 내면을 들여다 봐야 한다. 이러한 행위는 현실을 도피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실천'이라는 것이 저자의 입장이다.
한편, 저자는 세상을 획일적으로 구분하는 것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우리는 무언가를 평가할 때 '좋다', '나쁘다'와 같이 이분법적으로 사고한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단순하게 구분되지 않는다. 우리는 보다 넓은 관점에서 세상을 이해하려 노력해야만 한다.
(작가의 의도에는 정면으로 부딪히겠지만) 이번 편은... '지대넓얕' 시리즈가 아니라 '영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실천'으로 내는 것이 어땠을까 싶다. 기존(특히 1권)과 같은 실제적인 내용을 기대했다면 크게 실망할 수 있다. 종교서적도 아니고... 이게 뭔가 싶은 부분이 참 많다.
마지막으로.. 책에서 계속 반복했던 내용을 소개한다.
'10번 못했으면 더 노력해서 9번 못하는 것으로 줄이고, 그 다음에는 더 노력해서 8번 못하는 것으로 줄이면 된다'는 취지의 내용이다. 어차피 인생은 길고, 우리가 깨달음을 얻어야 하는 기한이 정해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 말이 계속 기억이 남는 것은, 무언가를 잘 하는 것보다 무언가를 계속 실천할 수 있는 꾸준함이 절실하기 때문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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