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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인문교양

[책리뷰] 주인공은 선을 넘는다 - 오후

by 세발너구리 2022. 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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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습니까, 믿습니다"의 저자 '오후'의 다른 책.

아나키스트를 자처하는 저자가 11편의 영화를 본인의 시각에서 해석한 내용을 담은 책이다.

 

보통 상업용 영화 위주로 즐기다 보니 책에서 소개한 작품 중 내가 본 영화는 '히든 피겨스'와 '서울역(좀비 나오는 애니메이션)' 두 개 밖에 없다.

물론, 저자도 언급한 것처럼, 영화를 보지 않았다고 책 내용을 이해하는 것이 어려운 것은 아닌데... 작가의 사고의 흐름을 따라가기 위해 상상력으로 메워야 하는 구멍이 있긴 하다.

 


 

책 전반의 내용을 가장 잘 소개하고 있는 부분은 마지막 영화인 "소공녀"라고 생각한다.

 

...

 

주인공은 가사도우미 일을 하며 하루 4만 5천원을 번다.

 

그녀의 소비는 단순한데 월세 250천원, 하루 위스키 한잔 12천 원, 담배 한 갑 2.5천 원, 지병으로 인해 머리가 하얗게 세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약값 + 지방에 위치한 공장에서 일하는 남자 친구와의 매우 소소한 데이트 비용이 전부이다.

 

이런 주인공의 삶에 큰 위기가 온다. 담배값이 2천원 오르고 월세가 5만 원 오른다는 것이다. 주인공은 삶의 비용 중에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리고... 주인공은 집을 포기한다 (난 이 부분에서 감동했다).

 

여자저차해서.. 주인공은 직업을 잃고 남자 친구는 떠난다. 그리고 위스키 가격도 오른다. 하지만 그녀는 다 받아들인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머리가 하얗게 된 주인공이 거리를 배회하는 모습으로 끝난다고 한다.

 

...

 

 

저자는 그녀가 아직도 담배를 피우고 위스키를 마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자본주의, 미니멀 라이프, 절약하는 삶 등에 대하여 비판적인 의견을 제시하며 자신이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지킬 줄 아는 삶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한다.

 


 

영화 "소공녀"의 주인공은 더욱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비교적 덜 중요한 집을 포기한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나는 그렇게 못한다.

 

내가 손에 쥐고 있는 것들이 있다. 어떤 것은 나에게는 소중하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사치품 혹은 배척해야할 것일 수 있다. 또 어떤 것은 나에게는 별 의미가 없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중요한 것일 수 있다.

 

나는 항상 나에게 소중한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살아왔지만, 정작 무언가를 버려야 하는 순간에는 사회가 중요하다 말하는 것들을 지켜왔다. 선을 지키며 살았던 것이다.

 

에필로그 마지막에 이런 문구가 나온다.

세상에 당연한 건 없다.
당신의 인생에 당연한 건 없다.
선을 넘자. 주인공은 선을 넘는다.

 

내 삶에서 타인들이 정해 놓은 선을 지켜오며 산다는 것은 내가 주인공이어야 할 내 인생에서 스스로가 NPC의 역할에 충실한 것이 된다.

 

음..... 요즘에는 영화나 게임에도 스핀오프가 많으니... 나도 NPC를 주인공으로 하는 새로운 작품이나 한번 기획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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