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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역사

우리에겐 기억할 것이 있다 - 박래군

by 세발너구리 2022. 9. 3.

인권운동가 박래군이 제주 4.3 사건, 전쟁기념관, 소록도, 광주 5.18 민주화운동, 남산(안기부), 서대문형무소, 마석모란공원,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장소를 방문하며 당시의 시대상과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내용들을 적은 글이다.

 

위의 사건들은 우리 현대사의 비극이라고 할 것이며, 수 많은 단체와 언론기관을 통해서 다양한 관점과 해석이 이루어지고 있는 사건들이기도 한데, 이 책에서는 열거된 사건들을 인권적 측면, 권력기관의 폭력에 저항한 관점에서 해석하고 있다.

 

아마도 독자의 성향에 따라 극과 극으로 읽힐 것이다. 이에 더하여 평상시 인권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도 다소 무겁게 다가갈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비극적인 사건들에 대하여 비판적, 반성적 시각으로 날카롭게 적고 있다.

 


 

최근 어딘가에서 '용서하되 잊지 말아야 하는데, 한국인들은 잊되 용서하지 않는 것 같다'라는 내용의 글을 읽은 기억이 있다. 완전 동의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틀린 말이라고 반박할 수도 없는 내용인 듯싶다.

 

우리의 앞 세대가 겪어 온 비극적인 사건과 잘못을 계속적으로 되새김질하면서 기억하는 것이 이후의 세대가 지켜야 할 중요 의무 중의 하나라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쉽지 않다는 것을 너무 분명하게 느끼기 때문이다.

 


 

최소한 나한테는 굉장히 불편하게 읽힌 책이다.

 

저자의 생각에 동의하지 못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 과거의 잘못을 계속해서 기억하도록 강제받는 기분이다.

 

그렇지만 역설적이게도, 그렇기에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느끼고 있는 이 불쾌감이 동일한 비극과 잘못을 반복하지 못하게 막아 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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