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부터 현재까지의 역사와 미래에 대한 예측을 집대성한 책.
우주적 역사를 탐구하려는 '빅 히스토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쓴 책이라고 한다.
책은 태초부터 현재까지를 총 8개의 관문으로 대별한다.
'빅뱅 / 별의 탄생 / 무거운 원소의 등장 / 행성의 등장 / 생명의 탄생 / 호모 사피엔스 / 농경 / 현대 세계 (인류세)'가 그것들이다.
크게 크게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빅뱅이라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 이전에 무엇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이번이 첫 빅뱅인지, 무한반복되는 빅뱅의 일부인지도 모른다. 단지, 우주 전체의 에너지를 담고 있던 한 점이 폭발하면서 우주가 시작됐다고 추측한다.
빅뱅 이후 초기 우주는 가벼운 원소와 가스들의 집합이었다. 하지만 뜨거운 온도와 높은 압력 등으로 인해 각각의 요소들이 결합하며 무거운 원자들이 탄생한다. 무거운 원자들은 서로 융합하여 행성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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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수백억 년 간 우연이 거듭하던 차에 지구라는 행성에서 원시 생명체가 탄생한다.
원시 생명체는 단순했고, 본인의 유전정보를 후세에 남기는 생식 행위가 없었다. 어쩌다 보니 비슷한 유기물 복합체들이 반복해서 생겨났고, 후에는 분열 등을 통해 스스로를 복제하는 개체들도 등장했을 것이다.
이 즈음 지구의 대기는 불완전했기 때문에 육지에는 생명체가 없었을 것이다. 따라서 심해와 같이 외부 유해요인(강한 자외선 등)을 방어해 줄 수 있는 제한된 환경에서 생명체가 탄생한 것으로 본다.
시간이 흘러 대기가 안정화되고 육지에도 생명체가 생존할 수 있게 된다. 생존 환경이 다양해지면서 복잡한 생명체들이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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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인류의 조상이 탄생한다. 여러 인간아종들 중 호모 사피엔스라는 종이 경쟁에 승리하며 현재의 인류가 된다.
최초의 인류는 여타 포유류와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구력과 협동심 등을 바탕으로 주변을 장악해 나가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이들은 인위적으로 작물을 재배하는 법을 알게 된다. 인류가 정착을 시작하면서, 최초의 대혁명인 농경혁명이 발생한다(농경의 발원지와 시기에 대하여는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그 기원은 대략 1만 2천 년 전 정도로 추정된다).
농경은 도시와 잉여생산물을 만든다. 이로 인해 '생존 이외의 주제'를 고민하는 계층이 탄생한다. 계급사회의 등장이다. 지금껏 누려보지 못했던 비옥한 환경 덕에 종교, 철학, 정치와 같은 추상적이며 복잡한 체계들이 발전한다.
하지만 농업 기반의 성장에는 한계가 있었다. 인구 증가의 속도에 비해 식량생산의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것이다(맬서스 트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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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시간이 흐른 후 농경혁명의 한계를 극복하는 또 한번의 혁명, 산업혁명이 일어난다.
산업혁명으로 인류는 다양한 기술을 통해 동일 면적에서 훨씬 많은 양의 식량을 생산하게 된다. 또한 기존과는 비교할 수 없는 성장속도를 갖게 된다.
산업혁명으로 지역 간 격차가 커지며 몇몇 국가들이 다른 국가를 지배하며 자원을 착취하는 제국주의가 대두된다. 세계에서 가장 큰 경제력을 가졌던 중국의 위상은 추락하고, 유럽 중심의 세계질서가 자리 잡는다.
그렇지만 이러한 세계질서는 오래 가지 못한다. 양차 세계대전과 자본주의의 확산은 미국이라는 초강대국을 탄생시키고, 에너지와 정보통신을 기반으로 하는 또 다른 혁명이 발생한다. 그리고 기존과는 비교할 수 없는 속도로 에너지를 소모하고 지구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단 하나의 종이 지구 전체에 이토록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인류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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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어떨까?
가까운 미래는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다. 지구 온난화 대응에 실패한다면 감당하기 어려운 환경을 마주해야 한다. 전지구적인 이산화탄소 감축이 필요한 이유이다.
보다 먼 미래는 예측이 어렵다. 나비효과와 같이, 현재와 가까운 미래의 선택들이 예측 불가능한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먼 미래는 쉽게 예상할 수 았다. 태양은 에너지를 다하여 폭발 후 식어가고 지구를 비롯한 태양계 행성들의 질서는 깨질 것이다. 만약 그때까지 인류가 지구에 살고 있다면, 그들은 지구 역사상 마지막 인류가 될 것이 분명하다.
터무니없이 긴 역사를 다룬 책이다. 과학과 역사, 인류학 등을 넘나들며 엄청나게 방대한 내용을 다룬다. 주제에 따라 흥미와 지루함이 요동친다.
짧은 시간 안에 큰 줄기의 상식을 얻고 싶다면 한 번 도전해 볼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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