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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소설

[책리뷰] 파라독스 이솝 우화 - 로버트 짐러

by 세발너구리 2022. 8. 22.

아마도 중학생이었을 때, 당시 제법 대형 서점이었던 천호동 교민문고에 놀러 갔다가 구매한 책이다. 상당히 나이를 먹은 책이라 이제는 페이지가 떨어져 나갈 것 같기도 하다(지금은 출판사도 바뀌고 표지도 다르지만, 뭔가 애틋한 느낌이 있어 내가 소장하고 있는 책의 표지로 올렸다).

책의 내용은 이솝우화를 적당히 비꼰 것인데, 이야기 하나 하나가 특별한 교훈을 준다기보다는 책 전반에 걸쳐 '일반적으로 답이라 여겨지는 것들을 다른 시각에서 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대표적인 이야기로 우리가 잘 아는 '토끼와 거북이'를 소개한다. 앞의 내용은 알려진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관계로 마지막 부문만 옮김.


(...) 거북이는 조금도 쉬지 않고, 어디 한눈 팔지도 않고 계속해서 타박타박 걸었다. 그날 저녁 늦게, (...) 거북이는 결승선을 통과했다. 모든 관중 앞에서 올빼미는 거북이를 공식적인 승자로 선언했다.

한껏 승리감에 도취된 거북이는 모여 있는 동물들한테 토끼 대신 자기를 전령으로 뽑아 달라고 했다. 하지만 동물들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너 혹시 어떻게 된 거 아니니?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토끼가 너보다 훨씬 빨리 달릴 수 있다는 건 너만 빼놓고 다 아는 사실이야. 알겠니?"

교훈: 할 수 있는 자는 할 필요가 없다.



경우에 따라 불편하게 읽힐 수도 있겠다 싶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남들이 비웃어도 그것이 현명한 판단이 될 수 있고, 스스로가 아무리 뿌듯하다고 해도 다른 사람들에게는 비웃음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되새김질할 수 있게 된다.

약 150페이지로 얇고, 큰 활자에 공백도 많은 데다 내용도 쉽게 읽혀서 단 한 번의 출근길에도 완독 할 수 있다. 새로운 시각이 필요할 때 빠르게 읽어보길 추천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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