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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심리학

[책리뷰] 살인자들과의 인터뷰 - 로버트 레슬러

by 세발너구리 2022. 8. 24.

19세기 이탈리아의 범죄학자 롬브로조는 '생래적 범죄인설'이라는 이론을 주장했는데, 말 그대로 범죄인이 되는 기질은 타고났다는 것이다.

'생래적 범죄인'이 말도 안 되는 이론이라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 이 주장에 은근히 끌릴 수밖에 없는 게.. '범죄인은 나하고는 다르다'는 생각과 함께, 범죄인을 감별할 수 있다는 희망을 충족시키는 이론이기 때문일 것이다.

어찌되었든, 현대에 와서 생래적 범죄인설은 타당성을 잃고 더 이상 연구되지는 않는 듯하다. 하지만 범죄인에 대한 연구 자체는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그들의 행동 패턴이나 심리적인 특성을 연구해 범인을 추적하는 프로파일링이 이러한 연구의 대표주자일 것이다.


'살인자들과의 인터뷰'는 미국 FBI 출신의 프로파일러가 실제 사건에 기반해 작성한 책이다(저자 로버트 레슬러는 아마도 프로파일러 1세대 혹은 1.5세대 정도 되는 듯싶다).

이 책에서는 연쇄 살인마 중심의 실제 사건에 기초한 범죄 심리학과 범죄 분류학을 소개하고 있다. 또한 FBI에서 프로파일링이 자리 잡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도 포함하고 있다.

저자는 정상적으로 살던 사람이 갑자기 살인자로 돌변하는 일은 절대 없으며, 아주 어린 시절부터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살인자의 성향이 만들어 진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러한 성향을 발생하는 가장 큰 이유가 부모(특히, 어머니)와의 애정과 유대관계의 결핍에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저자는 사형제도에 반대하는데, 그 이유가 범죄인들을 사회와 영구적으로 격리하되 그들을 연구하여 범죄학을 발전시키는 것이 사회에 보다 득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이 생각에 완전 공감한다. 예전에 회사에서 사형제 찬반에 대한 담화가 있었는데, 나는 저자와 동일한 주장을 했다가 사람을 실험용 쥐랑 동급으로 다룬다고 정신 나간 사람 취급받았었다... 슬프군... ㅜ,.ㅜ)


아무튼... 심리학, 범죄학 등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한번 읽어 볼 만한 책이다. 다만, 이 책에서는 일반적인 범죄인(폭행, 사기, 절도 등)이 아닌 극단적인 흉악범이나 연쇄살인범과 같은 사례를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을 양지할 필요는 있음.


※ 중간중간 '이 사건이 실제로 일어난 일일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어이없게 잔인한 사건들도 섞여 있으니, 읽기 전에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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