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가 읽은 책/심리학

[책요약] 이웃집 살인마 - 데이비드 버스

by 세발너구리 2022. 8. 23.

인간의 심리적인 요인들이 진화를 통화여 만들어졌다는 진화심리학적 관점에서 살인을 분석한 책.

최근에 읽었던 책들 중 3,4권에서 이웃집 살인마의 내용을 인용했었는데, 제목이 산뜻해서 읽어 봤다. 재미있음.


주요 내용은 살인이 인간의 생존과 번식의 진화적 경쟁 속에서 마주해야 했던 수많은 걸림돌에 대한 효과적인 해결책이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들에게는 어떤 어려움을 접했을 때 그 해결책으로 살인을 떠올리는 본능이 있다는 것.

사회적 지위의 상승을 위해, 나와 가족의 안전과 재산을 노리는 침입자에 대한 방어를 위해, 누군가의 학대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자신의 유전자를 퍼트리기 위해서 살인은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한편, 이렇듯 항상 살인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던 환경 덕택에 우리들에게는 누군가의 살의를 즉각 감지할 수 있는 방어능력을 발달시킬 수 있었다. 따라서 우리는 생명을 잃을 수 있는 위협을 직관적으로 알아챌 수 있게 된 것이라고 한다.


책의 내용 중 계모에 의한 살해 부분이 흥미롭다.

실제로 계부모에 의한 살인사건은 절대다수가 계부에 의해 발생하는데, 그 이유는 자신의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자식에게 자원을 할애하는 것이 생존과 번식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막상 전래되는 이야기의 대부분은 계모에 의한 살인이다(우리나라만 해도 콩쥐팥쥐, 장화홍련 등이 있다). 저자는 이렇듯 현실과 다른 이야기가 전해지는 이유로 두 가지를 제시한다.

첫째는, 인류의 역사는 계부보다는 계모와 함께 사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옛날에는 많은 여성들이 출산과정에서 사망했었기에 그렇다)

둘째로(이게 흥미롭다), 잔인한 계모의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사람들이 친모였기 때문이다. 그들은 아이들에게 계모가 얼마나 무시무시한 존재인지 말함으로써 '너에게 일어날 수 있는 가장 나쁜 일은 친모인 내가 사라지는 것이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것. (사견으로는 친부/계부가 친모를 학대하는 등의 행위를 했을 때 아이들의 지원을 받기 위한 전략이 아니었을까 싶다)


사실, 우리가 태어났다는 건 우리의 선조가 치열한 생존전쟁에서 승리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보면 우리 중 살인자의 유전자를 물려받지 않은 사람이 과연 있을까 싶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살인이 정당화되거나 극복할 수 없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바로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우리가 발전시킨 인간에 대한 숭고함과 연민, 동정, 존중 등의 긍정적인 감정들 때문이다. 특히, 종교가 가지는 역할은 정말 크다고 할 것.

책에서도 같은 내용이 있다. 아버지로부터의 학대 때문에 친부를 살해하고 싶은 마음을 품었던, 하지만 결국에는 그러지 않았던 한 남자의 인터뷰 내용이다.

'신께 기도했습니다. 제가 그런 생각을 하지 않게 하시길, 또 제게 힘을 주시길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한 저를 용서하시며 저 또한 아버지를 용서하도록 만들어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역시 닝겐은 위대하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