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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심리학

[책요약] 죽음의 수용소에서 - 빅터 프랭클

by 세발너구리 2022. 8. 18.

아우슈비츠에서 생존한 심리학자(스스로는 본인이 정신치료사라고 말한다)의 에세이 + 본인이 창시한 심리치료기법 소개서.

전체적인 내용은 아우슈비츠에서의 생활을 적고, 이를 바탕으로 어떻게 인간이 시련을 이겨낼 수 있는지에 대한 심리학자, 정신의학자의 관점에서의 의견을 담고 있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는 수용소에서의 생활을 2부, 3부는 본인이 창시한 로고테라피에 대한 설명을 다루고 있다.



(1부)

수용소에서 겪었던 인간 이하의 대우와 최악의 환경에서 자아를 상실해 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유사한 주제의 다른 책들과 차이점은, (심리학자 답게) 사람들이 정신적으로 무너져 가는 부분을 체계적으로 서술하고 있다는 점과 특이하게도 독일인에 대한 비난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이 있다.

독일인에 대한 비난 대신 같은 수용자 중에서 선정된 관리자(카포)에 대한 원망 같은 것을 느낄 수 있는데, 좀 더 나은 환경을 위해 동족에게 가혹한 행위를 하는 자들에게 너그러울 수는 없겠다는 생각에서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2부, 3부)

로고테라피는 한마디로 "살고자 하는 의미가 있다면 어떤 시련도 이겨낼 수 있다" 정도로 정리될 수 있겠다.

다른 사람이 이런 말을 했다면 '또 뻔한 얘기 하는구나'하고 넘어가겠지만, 아우슈비츠의 비극을 견뎌낸 저자가 정립한 이론이니 절대로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무게감을 전해준다.

저자가 시련을 이겨낼 수 있는 원동력으로 특별히 강조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사랑'인데, 1부에 있는 글 중에서 유난히 기억에 남는 문구가 있다.

"극단적으로 소외된 상황에서 자기 자신을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없을 때, 주어진 고통을 올바르게 명예롭게 견디는 것만이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의 전부일 때, 사람은 그가 간직하고 있던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을 생각하는 것으로 충족감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저자는 고통을 직시하는 것을 강조하기도 한다.

스피노자의 말을 빌려 표현한 "감정, 고통스러운 감정은 우리가 그것을 명확하고 확실하게 묘사하는 바로 그 순간에 고통이기를 멈춘다"는 문구가 이러한 그의 생각을 적절하게 전달해 준다.





아우슈비츠에서의 생환은 단순히 술자리에 무용담으로 말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평생 경험해 보지 못했던 비인간적인 대우, 잠들기 직전까지 살아 있던 동료가 아침에 차갑게 변해있는 모습, 아무리 사랑하고 아무리 보고 싶어도 생사조차 확인할 수 없는 연인... 이러한 기억들은 인생 전반에 걸쳐 엄청난 고통을 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저자는 이런 환경을 극복하고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정신치료법을 정립하기까지 한다.

누군가는 한참을 찾아 헤맨 답을 여기에서 구할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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