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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인문교양

[책리뷰]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0 - 채사장

by 세발너구리 2022. 9. 14.

그동안 쟁겨뒀던 책 중의 하나인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시리즈의 세 번째 책이다. 1, 2 모두 엄청 재미나게 봤지만, 어쩌다 보니 0은 이제야 접하게 됨.

 

재미있고,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본 책은 상당히 긴 역사를 다루고 있다. 시간과 공간이 탄생된 우리 우주의 빅뱅에서 시작하여 생명체들의 빅뱅이라 할 만한 캄브리아기를 거쳐, 인간 사유의 빅뱅 시기인 기축 시대를 아우른다.

 

이 책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큰 줄기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기축시대에 즈음하여 동서양의 큰 스승들(노자, 공자, 부처, 그리스도, 소크라테스, 플라톤 등)은 각 지역의 사고 체계를 정립해 나가는데, 동양은 세계와 자아가 하나라는 관점(일원론)에서 이론을 전개해 나가는 반면, 서양은 세계와 자아를 분리하는 형태(이원론)로 발전해 나갔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그리고 서양의 이원론적 세계관은 나와는 다른 대상(사물)을 정복의 대상으로 여기게 만들었고, 계속된 노력 끝에 얻어진 지구 정복(?)의 결과물인 산업혁명으로 동양을 따돌리고 세계의 주류적인 지위를 얻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역시 내면적 사고는 동양이 짱이므로, 서양 역시 언젠가부터 이원론적 세계관에 대한 비판적 사고가 제기되었고.. 칸트로 대표되는 독일 관념론을 시작으로 서서히 일원론의 가능성이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동/서양의 일/이원론적 사고 경향은 각 지역의 창조신화에서도 발견된다는 것이다.

 

인도의 고대경전 리그베다를 보면 최초의 원인인 푸루샤의 몸에서 만물이 태어났고, 머리(또는 입)에서 브라만, 팔에서 크샤트리아, 다리에서 바이샤, 발에서 수드라가 창조되었다고 한다. 한편, 중국의 창조신화 역시 반고라는 최초의 거인의 몸에서 천지가 창조된다.

 

반면, 너무나도 잘 알려진 기독교의 창세기에서는 절대신의 명령 혹은 의지가 세계를 창조한 것으로 그려진다.

 

정리하자면, 동양은 신적 존재로부터 만물이 탄생한 것으로 그려지고, 서양은 신적 존재가 만물을 창조한 것으로 그린다. 즉, 동양적 관점에서 보면 나를 포함한 모든 것들은 신의 일부이고, 서양적 관점에서는 나는 신과 분리된 존재가 되는 것이다.

 

뭐가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동양적인 사고가 무협지스럽기도 하면서 확실히 좀 있어 보이긴 한다.

 


 

그냥, 나의 잡스러운 생각에 따르면, 일원론적 세계관에서 본인의 양심을 어기는 것은 결국 신의 뜻 혹은 우주의 이치를 어기는 것이라고 느껴진다. 그렇기에 어떠한 잘못을 저지르고 난 후,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게 행동하면서도, 마음속 깊이 고민하고, 반성하고, 죄책감을 느끼는 것 아닐까 싶다. 즉, 내적/심적 고통이 일종의 형벌과 같은 작용을 하는 것 같다는 말이다....

 

음..... 갑자기 '죄와 벌'이 생각난다... 하지만 다시 읽기는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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