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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철학

[책리뷰] 공정하다는 착각 - 마이클 샌델

by 세발너구리 2022. 9. 14.

'정의란 무엇인가'로 유명한 마이클 샌델의 또 다른 베스트셀러.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능력주의'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읽는데 고생 좀 했다. 저자의 논지가 초반부터 명확하게 표현되고, 다소 반복적인 내용이 많다 보니 살짝 지루한 느낌이 있었다. 게다가 최근 재미있는 게임을 하고 있어서;;;; 완독 하는데 오래 걸림.

 


 

책의 핵심은 이렇다.

 

1. 현재의 엘리트들이 대우 받는 건 (그 능력의 절대 가치가 높아서가 아니라) 시대가 해당 능력을 높게 평가해 주기 때문이다. 즉, '운'의 역할이 매우 크다.

2. 여러 자료를 보면 좋은 환경에서 성장한 사람들이 상류층에 진입하는 경우가 많다. 즉, '환경' 역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3. 성공은 개인의 노력 덕분이고 실패 역시 개인 탓이라 생각하는 분위기는 능력주의의 부정적인 면을 심화시키고 개인의 가치를 절하시키며, 직업이나 역할이 가진 사회적 기여, 존엄성을 과소평가하는 부작용을 낳는다.

 

한편 저자는 이런 문제의 해결책 중의 하나로 굉장히 재미있는 제안을 한다. 바로 '뽑기'다. 대학 입시를 예로 들면, 저자는 일정 점수 이상의 학생들을 모아 제비뽑기로 합격자를 정하자는 것이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겠지만... 만약 우리가 위에서 말한 1. 의 명제를 인정한다면 타당성 있는 주장이 될 수 있다. 현재 우리 사회의 엘리트들 역시 '시대의 필요'라는 운 덕분에 그 자리에 올랐다면, 사회 전체의 부조리 해소를 위해 또 다른 운에 기대는 것을 부정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게임을 너무 많이 해서 그런지.. 노안이 시작된 이후에는 없어진 능력이지만;;; 믿거나 말거나, 나에게는 초능력이 있었다. 나는 비가 오기 5분 전 쯤에 비가 올 것을 미리 알았다.
(어찌 알았냐 하면 답하기 힘들다. 홍시 맛이 나서 홍시라 했는데 어찌 홍시 맛이 났냐고 하면 뭐라 답하남??)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이 능력도 다른 차원에서는 엄청난 능력으로 인정받을지도 모른다. 다중우주가 있다면 그 어딘가에 있을 나는 사회 최고의 능력자로 인정받고 만수르 급의 부를 누리고 있을지도... 하지만 지금 이곳에 있는 나한테는 정말 쓸데없는 능력일 뿐이다.

 

지금의 나와 다른 차원의 내가 모든 것이 동일하고 유일한 차이가 그들이 살고 있는 사회만에 있다고 가정한다면, 다른 내가 명성과 부를 누릴 수 있게된 이유는 단지 그 사회가 내 능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또 다른 나를 대단하다고 생각할 이유 따위는 없다. 우리 둘은 모든 것이 동일하니까. 하지만, 나는 또 다른 나의 지위와 부를 시기할 것이고, 그가 살고 있는 사회의 어이없음에 분노할 것이다. 이에 더하여, 다른 내가 지금의 나를 능력 활용도 못하는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조롱한다면? 누아르 영화 한 편 찍을 일이다.

 

...

 

물론, 세상이 이렇듯 단순하지는 않다. 하지만 논쟁의 핵심 주제는 명료하다. 지금 사회의 엘리트들이 누리는 모든 혜택이 오로지 그들만의 노력에 의한 것일까? 그들이 지금의 사회에서 인정받는다는 것이 과연 더 나은 존재라는 증거일까?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불리한 조건에서 본인의 노력만으로 성공한 사람들도 있다고 말이다.

그들이 대단하다는 건 인정한다. 하지만 그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그들의 노력을 수확할 수 있는 영역이 사회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현실에 있다. 그들은 인정받을 자격이 있을 지언정 누군가보다 더 나은 존재라고 말할 수는 없다. 책에서도 말하는 것처럼 우린 좋은 것과 옳은 것을 구분해야만 한다.

 

... 뭐... 내가 이렇게 암만 외치고 다닌다고 누가 귀 기울이지 않는다는 건 잘 알지만, 무려 하버드대학교 교수님의 주장이라면 달리 보이겠지?? 어차피 현실은 능력주의가 제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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