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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철학

[책리뷰] 사는 게 힘드냐고 니체가 물었다 - 박찬국

by 세발너구리 2022. 9. 23.

철학과 관련된 책이지만, 자기계발서 느낌이 강하게 드는 책이기도 하다.

 

일단, 지금까지 읽었던 니체 관련 서적 중에서 가장 쉽게 적힌 책인 듯. 다만, 니체의 사상을 일상적인 부분과 결합시킨 내용이기 때문에 논리적 흐름이 기존의 니체 관련 서적들과는 다소 상이하다.

 


 

 

책은 총 10개의 질문에 니체의 사상을 대입한 답을 구하는 방식으로 적혀있다.

책 목차만 보면 전체적인 내용을 이해할 수 있으니, 혹시 궁금하신 분은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시면 대략적인 줄기를 파악하실 수 있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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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내용 중 운명애와 관련하여 눈에 들어오는 부분이 있어 요약해 본다.

 

...

 

운명에 대해서 우리가 취할 수 있는 태도는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1) 운명의 존재를 부정하면서 노력으로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태도

이 태도의 가장 큰 문제는 누군가 실패한 것은 그 사람의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타당성을 부여한다는 점에 있다. 즉, 경쟁에서 패배한 사람들은 자책감에 괴로워하는 삶을 살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 간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많은 국가에서 가지고 있는 지배적인 사상이다.

(2) 숙명론

패배주의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모든 것의 원인을 운명으로 돌리기 때문에 주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이유 없이 무기력하게 살아가게 된다.

(3) 운명을 긍정하고 사랑하는 것

인생의 역경을 받아들이면서도 그것을 자신이 성장할 수 있는 계기로 여기며 인생을 사랑하는 태도이다. (1)의 태도와 다른 점은 각자의 운명을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는 것에 있고, (2)와 다른 점은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해답을 찾아가는 태도에 있다. 내가 공부를 못해서 세상의 주류에서 벗어나게 된다 하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미술을 함으로써 내 인생의 가치를 만들어 가는 태도라고 보면 얼추 맞을 듯.


니체의 운명애는 당연하게도 3번의 입장 옆에 서 있다.

 


 

어디선가 소수민족의 특이한 종교에 관해 읽은 것이 있다.

 

이 종교는 인생의 윤회를 믿으며, 해탈을 통해 윤회의 굴레를 벗어난다고 믿는다(불교와 비슷). 이 종교에서의 윤회는 일종의 레벨업과 비슷한 개념이다. 이들은 최초의 인생은 고뇌가 없는 삶에서부터 시작한다고 믿는다. 아메바 같이 그냥 사는 삶 말이다.

 

첫 번째 삶을 잘 수행하면 두 번째는 좀 더 고뇌가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 박테리아쯤으로 보자. 그리고 세 번째는 초식동물, 네 번째는 육식동물... 이런 식으로 조금씩 고민과 걱정이 많은 생명체로 다시 태어난다.

 

그러다 인간이 되는데, 첫 인간의 삶은 금수저다. 인간이 가지는 특유의 고뇌는 있겠지만 인간 중에서는 고뇌가 가장 적은 삶인 것이다. 그리고 다음 생은 은수저, 또 그다음은 흙수저... 그 다음은 천민 등과 같이 점점 힘든 삶을 살아가게 된다.

 

어느 순간이 되면 인간 중에서도 가장 고뇌가 많고 육체적으로도 힘든 삶을 살게 된다. 하지만 그가 그 삶을 부정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인생을 마무리하게 되면 결국 해탈을 통해 윤회라는 고통의 굴레를 벗어난다는 것이 이 종교의 핵심이다.

 

이 종교에 의하면 현재 나의 삶이 힘들다면 나는 다른 사람보다 우주적 관점에서 훨씬 고귀하고 레벨이 높은 사람인 것이 된다. 그리고 현재의 삶을 받아들이고 무너지지 않는다면 해탈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

 

...

 

내가 보기에 위의 종교관과 니체의 운명애가 묘하게 겹쳐 보인다.... (물론 영원회귀와는 정면에서 부딪히지만, 운명애와 유사한 점이 있는 듯)

 

내가 남들보다 힘들다는 건 남들보다 더 고차원적인 삶을 사는 것이 된다. 그러므로 내 인생을 사랑하며 나에게 주어진 것을 적극적으로 찾아가는 삶을 산다면 결국에는 모든 고뇌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는 해탈에 다다를 수 있게 된다.

 

따라서, 당신의 현재가 남들보다 힘들다고 느낀다면 당신은 그들보다 훨씬 높은 단계의 삶을 사는 것이고, 당신이 현재의 삶에서 만족을 느낀다면 해탈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고 생각하면 좋을 듯싶다.

 

그러하니... 누군가 당신의 삶이 자신보다 못하다고 비웃는다면 이렇게 생각하며 살포시 무시해 주자...

감히 쪼랩 따위가 어디서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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