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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소설

[책요약] 소마 - 채사장

by 세발너구리 2022. 9. 17.

채사장 책 읽기 미션 다섯 번째. 소설 '소마'다.

'소마' 혹은 '사무엘'이라는 이름을 가진 주인공의 인생 연대기를 다룬 책이다.

 


 

가상과 역사를 오묘하게 엮은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다. 이름에서 보이듯이 주인공은 인도계열, 보다 구체적으로 '베다'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중세 기독교 왕국과 고대 그리스 느낌이 살짝 나는 공화국 등이 모여있는 대륙이 주요 무대이다.

 

소설은 어린 시절의 소마가 살고 있는 부족에서 시작된다.

 

...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던 주인공은 어느날 아버지에게서 어른이 되는 시험을 받게 된다. 시험이란 아버지가 멀리 쏘아 보낸 화살을 찾아오는 것인데, 사실 이는 마을이 기독교인들에게 공격받을 것을 알게 된 아버지가 아들을 잠시라도 멀리 보내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

 

주인공은 화살을 찾지 못한 채 마을로 돌아와 처참한 관경을 목격한다. 지친 그는 죽은 어머니의 품 안에서 잠들었다 누군가에 의해 구해진다.

 

주인공을 구한 이는 기독교에 기반한 왕국에서 강력한 세력을 가진 자의 매제가 되는 사람이다. 그가 주인공을 데려왔을 때 그의 부인은 이교도인을 데려왔다는 것에 분노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주인공과 정서적으로 교감하며 가슴으로 낳은 아들과 같이 여긴다.

 

한편, 세력가의 수장은 누이 동생의 이런 모습을 본 후 (몇 가지 전략적 이유에 기반하여) 자신의 서자를 그녀의 양아들로 삼게 한다. 서자는 양부모의 모든 관심을 독차지하기 위해 주인공에게 가혹한 행동들을 하기도 하는데... 주인공은 마냥 호구처럼 현실을 감내할 뿐이다.

 

이후 서자는 왕실 기사단에 들어가게 되고, 주인공 역시 서자와 함께 기사단에 입단하게 한다.

 

기사단에 들어간 주인공은 어떤 음모에 휘말려 후방 부대로 배치된다. 당시 왕국은 이웃의 공화국과 긴 전쟁 중이었으며, 후방부대는 전쟁 자금 + 병사들 사기를 높이기 위해 인근 이교도들을 학살하고 약탈하는 것을 임무로 하던 부대였다.

 

여기서 주인공은 자신의 어린시절 기억과 닮은 학살 현장을 목격하고 각성하게 된다.

 

시간이 20년 정도 지나 주인공은 공화국의 용병대장으로 용맹을 떨치는 인물로 성장한다. 주인공의 군대는 왕국을 정복 직전까지 몰아치게 되는데... 이때 공화국의 세도가는 장차 공화국의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이는 주인공을 제거함과 동시에 왕국과의 긴 전쟁을 멈추기 위해 주인공을 내치려 한다.

 

하지만 주인공은 위기를 극복하고 공화국 접수 + 왕국을 병합해 버린다. 그리고 막강한 지위와 권력을 맛본 후 스스로 황제의 자리에 오르면서 기존 자신의 모습과는 다른, 하지만 역사 속 황제들과는 유사한 모습으로 변하게 된다. 즉, 끊임없이 갈구하고 본인이 원하는 것에 집중한다.

 

세상의 주인이 되었지만 항상 공허함을 느끼던 주인공 앞에 어린 여인이 나타난다. 그리고 주인공은 그녀에게서 심적 안정을 얻게 됨과 동시에 정치에 소홀해진다.

 

상황이 이러하니 당연히 정권찬탈을 위한 일련의 행위들이 진행된다. 주인공은 이들에 의해 오감을 상징하는 기관(눈, 혀, 코, 손가락, 청력)을 잃고 홀로 세상을 방황한다.

 

주인공은 이런 상태로 10년 동안 세상을 떠돈다. 그리고 그동안의 일들을 되새기며 내면에 집중하고, 무언가를 위해 애쓰지 않으며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인다.

 

이윽고 주인공이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순간 그는 아버지를 만나 대화한다. 주인공은 말한다. '화살을 찾지 못했습니다. 저는 어른이 되지 못했습니다.' 아버지는 답한다. '화살이 아니라 화살을 찾아가는 여정이 너를 어른으로 만든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 작가와의 인터뷰가 있어 전체적인 내용 이해를 도와준다. 다만... 그와 별개로, 나는 이 책이 니체의 사상 중 3단 변신을 풀어쓴 것이라 생각한다.

 

즉, 불합리한 현실을 인내하는 호구생활은 낙타를, 상남자의 향기를 풍기는 용병대장 시기는 사자를, 모든 것을 잃고 자신의 생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과정 + 아버지와의 만남은 어린아이를 의미하는 듯하다.

 

특히, 책의 마지막에는 영원회귀를 암시하는 부분도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는 생각이 든다.

 

...

 

작가의 의중이 무엇이던 책 자체도 굉장히 재미있다. 일반적인 영웅 이야기를 그대로 따라가지 않는 스토리 역시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무언가 의미를 찾는 것은 차지하고, 단순히 책을 읽는 것 자체를 즐기기 위해 보기에도 좋다. 추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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