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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수필, 에세이

[책리뷰] 죽은 자의 집 청소 - 김완

by 세발너구리 2022. 9. 23.

예전 직장 선배 중에 외근 나갈 때마다 자리를 정리하는 분이 계셨었다. 워낙에 외근이 많은 직업이었고 그렇다고 서류 작업이 없던 일도 아니었기에 꽤나 번거로웠을 텐데도 항상 외근 전에 간단하게 자리를 정리하셨었다. 어느 날 같은 방향으로 나갈 일이 있어, 왜 매번 외근 갈 때마다 책상을 정리하는지 물었었다.

 

'내가 외근 나갔다가 사고를 당해서 갑자기 죽는다면 많은 사람들이 내 책상을 보고 나에 대해 생각할 거 아냐. 그때 책상이 지저분하면 사람들이 나를 지저분한 사람이었다고 기억할까 싶어 그러지.'

 

농담처럼 했던 그 선배의 말이 나한테는 꽤 인상이 깊었었나 보다. 언젠가부터 아침에 늦잠을 자서 회사에 지각할 것 같아도 항상 이부자리는 정리하고 출근한다(반면 하루 종일 집 안에만 있을 주말에는 침대 정리를 안 한다 ㅡ,. ㅡ;;;).

 

이런 내 나름대로의 사연 때문인지, '죽은 자의 집 청소'라는 책 제목을 봤을때 부터 언제 한번 꼭 읽어 보자 생각했었다.

 


 

책은 두 부분으로 나눠진다.

 

첫째는, 먼저 세상을 떠난 이들의 집을 청소하면서 저자가 느꼈던 감정과 생각들은 적은 글들이다.

둘째는, 특수청소업이라는 저자의 직업이 갖는 고유한 특성들과 이로 인해 생긴 몇 가지 에피소드들을 정리한 내용이다.

 

주제와 제목은 읽고 싶다는 생각을 강하게 들게 하지만, 책 내용은..... 아.... 문장에 힘을 너무 줬다. 너무 과하다. 충분히 좋은 내용들과 많은 생각들을 유도할 수 있는 상황들에 필요 이상으로 멋을 낸 문장들을 덧붙여 몰입하기 힘들게 한다. 꽃에다 향수를 뿌린 격이다.

 


 

그냥... 먼저 떠난 이들의 마지막 모습이 어떠했던지 그들 나름의 상황과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는, 당연하지만 너무 쉽게 잊게 되는 생각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책이었다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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