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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역사

[책리뷰] 독살로 읽는 세계사 - 엘리너 허먼

by 세발너구리 2022. 9. 25.

최근 또다시 게을러진 관계로... 재미있는 책을 찾다가 예전에 챙겨 놓았던 "독살로 읽는 세계사" 당첨.

 

'독살'과 '세계사'는 어지간해서는 재미 없을 수 없는 조합이다. 재미있다.


책은 크게 3부로 구성된다.

 

1부는 르네상스 시대 즈음 왕실 중심의 생활상

2부는 1부와 동시대부터 나폴레옹까지의 독살(의심) 사건

3부는 2차 세계대전 즈음부터 현재까지의 독살 사건이다. 김정남 암살 사건 역시 포함되어 있다.


3부의 내용은 다소 최근에 발생한 사건들인 관계로 사건의 경과와 독에 대한 내용이 비교적 상세히 적혀있다. 독자에 따라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너무 구체적이라) 다른 내용에 비해 집중도가 살짝 떨어지는 듯.

 

...


2부는 역사 속 사건인지라 생소한 인물들도 많이 나오고, 추정과 상상력에 의존한 부분이 많아 좀 더 흥미롭다.
특히, 당시에 이루어졌던 검시 결과와 현대 의학기술에 바탕을 둔 해석을 같이 적어 두었기에 CSI 보는 듯한 기분도 약간 든다.

 

...

 

1부... 제일 재미있다. 당대의 독과 관련된 시대상을 상당히 사실적으로 묘사했는데, 요약하면 '납으로 화장하고 수은으로 관장했다' 정도가 될 듯.

 

당시 권력자들은 독살을 우려하여 여러 가지 미신적인 방법들을 신뢰했다. 대표적으로 유니콘의 뿔을 가지고 있을 경우 독에 중독되지 않는다는 것(이때 유니콘의 뿔이란 실제로는 일각고래의 뿔 즉, 엄니이다.. 당연하게도 해독효과가 있지는 않다).

 

한편, 실제로 치료 효과가 있지만 치료라고 부르기 어려운 것들도 있었는데, 대표적으로 수은으로 매독을 치료했던 것이 있겠다. 수은 정도 되는 것을, 그것도 증기 형태로, 온몸에 뿌려대니 매독균이라고 해서 별 수 있겠나. 당연히 죽었겠지... 사람도 같이 죽을 수 있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겠다;;

 

독살될 것을 두려워하여 요상한 것들에 심취해 있던 사람들이 정작 실생활에서는 중금속을 화장품이나 치료제로 사용했다는 사실이 재미있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다.

 


 

잘못된 지식/생각에 기댄 치료는 단지 과거의 전유물이 아니다. 최소한 내 시각에서, 독살을 걱정하면서 하얀 피부를 위해 납으로 화장하는 것이나... 건강을 생각하면서 체중조절을 위해 이뇨제가 과다 복용하는 것이나 별 차이는 없어 보인다.

 

그러니.. 그냥 살자. 이것저것 다 생각하면서 살기 피곤하다.

대부분이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될 일들이고, 대부분이 너무 애쓰지 않아도 될 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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