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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수필, 에세이

[책리뷰] 나는 뉴욕의 초보 검사입니다 - 이민규

by 세발너구리 2022. 8. 16.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시스템 기획 쪽에 가까운 일이지만, 나는 대학시절 법학을 전공했었고, 첫 직장은 로펌이었다. 그렇기에, 비록 법조인은 아니지만, 내 나름대로의 법률적 견지의 철학이 아주 미천하게나마 존재하고 있다.
대학시절 대학원 선배와 "법이란 무엇인가?" 라는 이야기를 한적이 있었다. 당시 선배가 내린 법의 정의는 "법은 약자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정당한 권리를 가진 자를 보호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매우 당연하지만, 재산권 위에 생존권과 인간의 존엄권이 존재한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딱히 맞는 말 같지도 않다(주택 개발을 위해 부동산 소유자가 판자촌을 정리하는 것을 생각하면 된다. 소유자는 정당한 소유권에 기대어 권리를 행사한 것이지만, 판자촌에 살던 사람들의 -다른 권리보다 훨씬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는- 생존권은 누가 보호해 줄까?)
아무튼.. 위에서 내가 말하고 있는 종류의 입장은 대부분 진보적 성향을 가진 자들의 의견과 유사하고, 그래서 누구나 앞으로 나아갈 길이라고는 인정하지만 시기상조라고 생각하는 입장이기도 하다. 즉, 크게 인정받는 입장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나와 같은 시각을 검사가, 그것도 미국의 검사가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나는 기본적으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 주는 것은 연민과 공감이라도 생각하는데, 이 책의 저자 역시 유사한 취지에서 논리를 펼치는 것이 너무 반가웠다. 미국의 검사 정도되는 법조인이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 아주 틀린 것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 주는 것 같다는 기분이 들어 너무 반가웠다.
그냥.. 나와 너무나도 잘 맞는 그런 사람의 이야기를 전혀 지루하지 않게 들으면서 격렬하게 동의한 느낌이 들게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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