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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수필, 에세이

명포수 짐 코벳과 쿠마온의 식인 호랑이 - 짐 코벳

by 세발너구리 2022. 9. 2.

얼마 전 인터넷에서 '식인 동물 Top 10'이라는 글을 봤었다. 식인 동물도 그렇지만 내 눈을 확 잡았던 건, 식인 동물 10마리 중 4마리를 사살한 '짐 코벳'이라는 사냥꾼이었다.

 

글을 보자마자 짐 코벳과 관련된 영화와 책을 검색해 봤고, 그 결과가 '명포수 짐 코벳과 쿠마온의 식인 호랑이'라는 책이다.

 

이미 절판된 책으로 중고서점에서 상당한 웃돈을 주고 구매함.

 


 

제목과 표지 디자인만 보면 아동용 모험책 같지만, 책 내용은 절대 그렇지 않다.

 

책에서는 저자가 6마리의 식인 호랑이를 사냥하는 과정과 심리상태를 묘사하고 있는데, 매우 간결한 문장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흡입력이 있다. 호랑이를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과 그들을 추적해 나가는 과정, 그리고 호랑이를 추적과 사살의 실패로 인한 절망감 등을 생동감 있게 전달하고 있다.

 

저자는 당시에도 최고의 사냥꾼으로 인정 받는 사람이었지만, 책에서 본인이 식인 호랑이를 마주하면서 느낀 두려움을 표현하는 것에 주저함이 없다. 그냥 '사냥꾼도 사람이구나...'하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실제 글을 읽다 보면 그런 두려움을 이겨내고 끝내 호랑이를 사살하는 그의 용기에 경외감이 느껴진다.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있다. 바로 대부분의 식인 동물들은 자연 상태에서 정상적인 사냥이 어려운 개체라는 것이다. 사냥 과정에서 부상을 당했거나, 인간 때문에 부상을 당하게 된 호랑이들이 날렵한 야생동물을 사냥하기는 힘들었을 터. 굶주림에 지쳐 여기저기 헤매다 보니 '인간'이라는 나약한 동물을 마주하게 되었을 것이고.. 상대적으로 사냥하기 쉬운 인간들을 먹잇감으로 삼게 된 것.

 

인간도 생태계의 일부에 불과하고, 아무런 도구 없이 홀로 있는 인간은 정말 나약한 존재라는 것을 새삼 다시 알게 된다.

 


 

저자가 당대 최고의 사냥꾼임과 동시에 자연보호의 선구자라는 점도 신선하다.

 

식인동물을 사냥하고 다닌 것도 생각해 보면, ( 물론, 사람을 보호하는 것이 최우선의 목표겠지만) 식인 동물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동물 전체에 대한 학살이 이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함도 있을 듯.

 

자연을 사랑하고 진정으로 동물들에게서 아름다움 느끼는 인간미 넘치는 사냥꾼의 이야기에 매료되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이다. 절판된 책이지만 기회가 된다면 한번 읽어 보길 강추할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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