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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소설

[책리뷰] 미국을 노린 음모 - 필립 로스

by 세발너구리 2023. 6. 29.

※ 본 글은 문학동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2차 세계대전 당시의 미국을 배경으로 하는 픽션 역사소설.

 

본 책은 실존했던 2명(프랭클린 루즈벨트, 찰스 린드버그)이 주요 인물로 등장하므로, 그들에 대한 간단한 배경지식이 있으면 보다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루즈벨트는 미국에서 유일하게 4선을 지낸 대통령이다.

 

미국은 초대 대통령 워싱턴이 3선을 거부한 이후 3선 이상을 지내지 않는 것이 암묵적인 규칙이었다(현재는 3선 이상 연임제한 규정이 있으나, 당시에는 별도의 연임제한 규정이 없었음).

 

하지만 루즈벨트는 경제 대공황과 2차 세계대전이라는 유사 이래 인류가 경험해보지 못했던 암울한 상황을 배경으로 4번 연속 연임을 하게 된다.

 

뉴딜정책으로 경제 대공황을 극복하고, 2차 대전에서 승전국이 된 미국은 이때부터 명실상부한 세계의 초강대국으로 군림한다.


찰스 린드버그는 미국에서 프랑스 파리까지 대서양을 33시간 무수면 횡단함으로써 아이돌급의 인기를 얻었던 사람이다.

 

이후 그의 생후 20개월 된 아들이 납치되는데, 워낙 유명 인물의 어린 아들이 납치된 사건이라 당시 미디어의 엄청난 관심을 받았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그의 아들은 사망한 채로 발견되고 범인 역시 잡혔지만, 이 부분에 대해 뭔가 석연찮은 부분이 있는지 다양한 해석이 존재한다고 한다(feat. 음모론).

 

린드버그는 당시 독일 나치에 친화적인 행보를 보였던 인물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조국을 배신한 행위를 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미국이 세계대전 참전을 선언한 이후에는 공군에서 교관으로 일하기도 했고, 전투기 개발을 위한 다양한 실험에 참여하기도 했었다.

 


 

'미국을 노린 음모'는 루즈벨트의 3선 연임을 린드버그가 제지하고, 미국은 전쟁에 참전하지 않는 가상의 상황을 그리고 있다.

 

린드버그는 계속적으로 독일 친화적인 행보를 보이며 미국을 사실상 추축국의 일원으로 만들어 버린다. 특히 린드버그 행정부는 유대인 중 일부를 종용하여 유대인 사회를 분열시키고, 유대인 집단을 (사실상) 강제 이주시키는 등 반유대인 정책을 펼친다.

 

한편, 미국이 전쟁에 참전하지 않으면서 독일은 승승장구하는데... 갑자기 린드버그 대통령이 행방불명되고 루즈벨트가 3선에 성공하면서 전황이 역전되게 된다.


본 소설은 위와 같은 불안한 국제 정세와 미국 내 상황을 한 유대인 소년의 눈을 빌려 묘사하고 있다. 평범했던 가정이 친정부와 반정부로 나뉘어 갈등하고, 정부시책을 따르지 않는 아버지는 직장을 그만둘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린다.

 

불투명한 미래에 불안해 하는 사람들, 유대인에 대한 혐오를 폭력으로 배출하는 사람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그저 버티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 그 와중에 권력에 기대어 인생을 바꿔보려는 사람들...

 

잘못된 국가 정책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개인들의 미약함과 거대권력의 음모에 의해 어떻게 집단이 분열되는지를 잘 보여준다.

 


 

책은 사소한 부분까지 굉장히 상세하게 서술하고 있어 마치 실제 역사를 옮긴 것과 같은 느낌을 들게 한다. 미국에서는 소설은 물론 HBO에서 제작한 드라마도 큰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미국'과 '유대인'이라는 특정한 공간과 인종이 주된 배경이지만, 일제강점기라는 암울한 경험이 있는 우리들에게는 다른 의미에서의 공감대가 형성되기도 한다.

 

대체역사물에 흥미가 많은 분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 참고로, 소설에서 린드버그 대통령의 요상한 정치 행보와 그가 실종된 이유에 대한 설명이 나오는데.. 협찬받은 책을 스포하기는 좀 그래서 패스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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