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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소설

[책요약] 살인청부업자 (살인자들) - 헤밍웨이

by 세발너구리 2023. 11. 16.

헤밍웨이의 특유의 문체를 마음껏 느낄 수 있는 단편소설.

 

관람하려던 스페인 투우 경기가 취소되면서 (할 일이 없었는지...) 30분 만에 탈고한 작품이라고 한다.

 


 

한 식당에 두 명의 남자가 들어온다.

 

무언가 어두운 기운을 가지고 있는 두 남자의 정체는 살인청부업자. 전직 권투 선수를 살해해 달라는 청탁을 받고 그의 단골식당에 찾아온 것이다.

 

살인청부업자들은 권투 선수가 식당에 오기를 기다린다. 하지만 저녁 시간이 한창 지나도 그가 오지를 않자 그냥 돌아가기로 한다. 살인청부업자들은 식당 주인, 요리사, 그리고 식당에 같이 있던 '닉'을 어떻게 처리할까 잠깐 고민하다가 "운이 좋은지 알아"라는 말과 함께 사라진다.

 

식당 주인은 '닉'에게 권투 선수에게 이 사실을 알리기를 권유하고, '닉'은 그의 집에 찾아 간다.

 

그 남자는 헤비급 프로 권투선수였다. 키가 커서 침대의 길이가 모자를 정도이다.

 

'닉'이 말한다.

"두 명의 살인청부업자가 식당으로 들어와 당신을 죽일 거라고 말했어요"

 

그가 답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닉'이 다시 말한다.

"경찰에 신고해 줄까요? 마을을 빠져나갈 수는 없나요?"

 

그가 답한다.

"도망칠 힘도 없어. 이젠 다 끝났어."

 

무기력한 권투 선수를 뒤로하고 식당으로 돌아온 '닉'은 식당 주인에게 말한다.

"저는 이 마을을 떠날 거예요. 죽임을 당할 것을 알면서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생각하면 견딜 수가 없어요."

 

'닉'을 향해 식당 주인이 말한다.

"좋은 생각이군. 떠나면 더는 생각하지 않는 게 정신건강에 좋을 거야."

 


 

개인적인 해석으로 이 소설의 요점은 다음과 같다:

 

'닉'은 살인청부업자들에게서 풀려난 직후에도 살인을 막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무기력하게 죽음만을 기다리는 권투 선수를 본 후에는 마을을 떠나려고 마음먹는다.

 

원치 않는 결과가 선명하게 보이는 상황에서도 단지 기다리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 인간을 비참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본인의 나약함을 온몸으로 느끼는 이런 무기력한 상황일 것이다.


 

꽤 오래전에 '헤밍웨이'라는 이름을 보고 읽을거리 목록에 올려놨다 기억에서 지워졌던 책이다. 문득 생각이 나 전자책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한 페이지 넘길 때마다 진도율이 5%씩 쭉쭉 늘어난다. 엄청 단편이다.

 

10분 정도면 다 읽은 수 있는 책인데, 개운치 못한 느낌은 10일이 지나도 없어지지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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