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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기타

[책리뷰] 어른의 어휘력 - 유선경

by 세발너구리 2022. 8. 18.

얼마 전 다른 분이 올려놓은 글에서 발견한 책.

책을 읽는 중 계속 느낀 것이지만 구성이 참 예쁘고 친절하다. 분홍색 주석도 그렇고 전체적인 요소들이 디테일을 놓고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 여성스럽다는 느낌보다는 착한 누나한테 배려받는 기분이다. 특히, 뻔히 알만한 단어의 의미도 친절하게 설명을 달아 놓아 이 책만 읽어도 어휘력 향상에 상당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듯하다.

책의 내용 중 일부는 약간 부담스럽다. 일반인인 내가 보기에 왠지 내 잘못을 대놓고 지적하는 기분이 들어 그렇다. 아무래도 글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방송작가가 저자이기 때문일 듯.

하지만, 전반적인 내용은 구절구절이 옳은 말들인 듯싶다. 특히 "어휘력, 감정을 품위 있게 제어할 수 있는 능력" 부분은 매우 동의할 수밖에 없다.
"한국인에게 화가 많은 이유는 억울함을 분노로 잘못 해석해서 분노의 방식으로 해소하려 하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문구에 크게 공감한다. 내 경우만 하더라도 모든 감정이 "짜증"으로 귀결된다. 일이 마음대로 풀리지 않으면 짜증 난다. 서운한 일이 있을 때도 짜증 나고, 겁이 나거나 무서울 때도 짜증 나고, 슬플 때도 짜증 난다. 그리고 그 짜증은 결국 "화"라는 감정으로 해석된다.
그동안은 나의 이런 상태에 대해서 정확히 알지 못해 짜증이 났는데, 이 책을 통해서 어느 수준의 해답을 찾은 듯하다.

아는 형님 중에 이 세상 모든 책을 읽을 듯한 기세로 탐독하는 분이 있다. 마치 자신이 책을 안 읽으면 지구가 멸망하기라도 할 듯 책을 읽는다. 그 형님의 말을 듣다 보면, 남자인 내가 봐도 참 매력 있다. 우아하면서도 간단하며, 명료하고 정확하다.
나는 그 이유가 지식의 차이에서 온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지식보다는 어휘력의 차이에서 오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휘력이란 단순히 말을 잘하는 것에만 영향을 주는 건 아닌 것 같다. 내 생각과 감정을 정확히 표현하고 파악하는 힘의 상당 부분이 어휘력으로부터 발산되는 듯.

자신의 감정과 생각이 잘 정리되지 않는 분들이라면 꼭 한번 읽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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