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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기타

[책요약] 바이러스 쇼크 - 최강석

by 세발너구리 2022. 8. 22.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는 '코로나 시국에 편승한 책 한권이 또 나왔구만'하고 생각하고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었다. 그러다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는 모습을 보고 '뭐라도 유익한 게 있겠지' 싶은 마음에 책을 보게 되었다.
 
일단, 나의 첫 생각은 말 그대로 잘못된 선입견이었다. 이 책은 2016년에 초판이 나왔고, 2020년 3월에 2판이 나왔다. 즉, 신종플루나 메르스 사태 이후에 초판이 나왔고, 올해 초 Covid-19에 대한 내용을 일부 추가한 증보가 있었던 것이다.
 
또한, 책의 내용 역시 적극 추천할 만하다. 바이러스에 관련된 정보와 지식을 일반인이 아무런 부담없이 읽을 수 있도록 쉽게 정리해 두었다. 물론, 최근에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가 워낙 많이 쏟아져서 상당 부분이 이미 언론을 통해 소개된 내용이기도 하지만, 이런 정보는 단편적이라는 한계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바이러스 쇼크'와 같은 교양서적을 통해 전반적인 내용을 이해하는 것도 매우 좋은 지식축적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책 내용으로 들어가면, 바이러스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기존에 유행했던 바이러스의 전파 사례, 본인이 경험했던 낙후된 의료/사회체계와 이로 인한 전염병 확대, 인간의 면역 시스템에 대한 설명 등.
 
이 중 가장 관심있게 읽은 내용은 바로 '스필오버' 즉, 종간(조류-포유류-인류 등) 전염에 대한 부분이다.
 
통상 바이러스가 침투하기 위해서는 바이러스가 가진 세포 수용체와 숙주의 수용체와 맞아야 한다고 한다. 내가 이해한 바로는.. 바이러스는 드라이버, 숙주는 복잡한 나사와 같아서, 바이러스의 드라이버 끝이 숙주의 볼트 머리와 맞아야면 볼트를 열고 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책에서는 열쇠와 현관문을 비유로 들고 있다). 이런 이유로 바이러스가 체내로 들어온다고 해도 서로 짝이 맞지 않으면 감염이 일어나지 않는다.
 
이렇게 보면 박쥐에서 인류에게로 전염병이 옮을 이유가 없을 것 같기도 한데.. 이 중간에 무언가 변종을 유발하는 요인이 개입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물론, 변종없이 직접 감염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적절한 예인지는 모르겠지만, 크기만 맞다면 일자 드라이버로 십자 모양의 볼트를 돌릴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문제는, 이 중간에 종간 장벽을 뛰어 넘을 변종을 유발시키는 대표적인 동물(= 믹서기 동물)이 바로 닭, 돼지와 같이 우리와 너무 밀접한 동물이라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그럴수 밖에 없는게, 예를 들어 하이에나가 믹서기 동물 역할을 한다고 해도 여간해서 인간이 하이에나랑 접촉할 일이 없으니, 종간 전염이 발생할 여지도 적다).
 
박쥐 안에 살던 바이러스가 여차저차해서 돼지에게 이동하고, 돼지 안에서 유전체가 어떤 이유로 변이해서 인간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되는데.. 돼지야 살아서든 죽어서든 인간과 접촉이 일어날 수 밖에 없으니, 결국 인간에게 전염될 수 있게 된다.
 
이렇듯 바이러스는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서 변신을 거듭하는 것이고, 인간 역시 어떻게든 살기 위해서 백신을 만들고 방역을 한다.

암튼, 이 책의 결론은 보건 시스템의 발전 + 개인 위생 철저 + 불필요한 자연 파괴 자제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특히, 인간이 경제적인 이유로 산림을 파괴하면, 그 안에 살던 어떤 숙주 속에 있던 미지의 바이러스가 인간의 영토로 노출되게 되고, 스필오버를 통해 새로운 바이러스로 나타나게 된다는 점은 양지해야 할 부분이다.
 
어찌보면 바이러스는 생태계가 가지고 있는 면역 체계이고, 인간이 지구에 기생하는 바이러스일 것이다.

그러니.. 지구님 불편하지 않게 적당히, 조용히 살자. 괜히 여기저기 나대다가 멸종 당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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