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가 읽은 책/철학

[책요약] 정의란 무엇인가 - 마이클 샌델

by 세발너구리 2022. 8. 18.

꽤나 오래전에 읽었던 책인데, 최근 계속해서 추천 도서 목록에 올라오기도 하고 내용도 잘 기억나지 않아 다시 읽기 진행(이 책은 출판사가 한번 바뀌었는데, 내가 읽은 건 김영 사판이다).

'정의'란 단어는 매우 친숙하지만, 그것에 대한 자신만의 정확한 개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듯 하다.

세계적인 정치철학자 마이클 샌델 역시 '이것이 정의다'라고 말하는 것보다는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정도의 느낌으로 책을 풀어 나간다.

워낙에 유명한 책이고 많은 사람들이 읽었겠지만, 간단히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정의란 무엇인가'는 크게 4가지 철학적 사조를 기초로 정의에 대한 의미를 분석한다. 바로 공리주의(벤담, 밀), 자유주의(자유지상주의, 칸트, 롤스), 목적론적 관점(아리스토텔레스), 공동체주의(마이클 샌델)가 그것이다.

(공리주의) 다들 알고 있는 것처럼, 공리주의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실현할 수 있는 것이 정의라고 한다. 하지만 공리주의는 정의를 계량화하고 소수의 의견이나 이익 등을 무시한다는 문제점이 있기에 공리주의적 정의를 받아들이기는 힘들다.

(자유주의) 자유주의는 다시 3가지 정도로 나뉘는데;
1. 자유지상주의: 쉽게 말해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는 게 정의라는 것인데, 뭐.. 무슨 사춘기 10대도 아니고, '정의'라는 개념을 정립시키기에는 너무 자기 멋대로인 이론이다.
2. 의무론적 자유주의: 칸트는 본인의 마음이 이끄는 것이 아닌 의무에 기반한 것이 도덕적으로 옳다고 본다. 즉, 칸트의 격언처럼 '네 의지의 준칙이 언제나 동시에 보편적 입법의 원리가 될 수 있도록 행동하라'는 것인데, 이건 사실 불가능에 가깝다 할 것이다. (이게 가능하려면 4대 성인급 인간들로만 구성된 세상이 존재해야 할 듯)
3. 평등적 자유주의: 롤스는 모든 조건이 동일한 상태(= 무지의 장막)에서 자유롭게 합의한다면 정의로울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것도 현실성이 높지 않고 너무 관념적이다.

(목적론적 정의)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목적에 부합하면 정의롭다. 즉, 플루트는 연주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물건이므로 훌륭한 연주자에게 주어져야만 정의롭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논리 그대로 따라가 보면 -극단적으로- 사람을 죽이는 것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무기는 사람을 잘 죽이면 정의로운가?? 하는 의문을 품게 만든다.

(공동체주의) 이 책 저자의 입장이다. 정의란 소속된 집단 즉, 공동체의 공동선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방향을 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공동체가 추구하는 옳은 것, 선한 것을 따라야 한다는 것인데.. 사견으로는 공동체 간의 갈등관계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더 큰 공동체를 끌어들여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생각한다.
예를 들어, 각 도시(보다 작은 공동체) 간에 갈등이 발생했을 때 옳은 길을 찾기 위해서는 국가의 공동선에 기대서 해결하면 되겠지만, 국가(보다 큰 공동체) 간의 갈등이 발생했을 때는 인류라는 공동선에 기대서 해결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는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싶다. 뭐.. 내 생각이 그렇다는 것이다.

'정의란 무엇인가'는 저자가 몸 담고 있는 미국보다 우리나라에서 더 많은 판매부수를 기록했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정의'에 대한 우리의 관심이 이만큼 높다는 것에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 모르겠다. 그저, 우리가 추구하는 정의가 상황에 따라 쉽게 변할 수 있는 가벼운 것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