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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역사

[책리뷰] 미드웨이 - 프레더릭 미어스

by 세발너구리 2022. 8. 23.

'미드웨이 해전'은 그동안 태평양 전쟁에서 일본에게 계속 밀리던 미국이 주도권을 쥐게 하는 계기를 만든 전쟁이다.

게임이나 영화가 워낙 미국 중심으로 만들어졌기에 태평양 전쟁 내내 미국이 일본은 압도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전쟁 초기에 미국은 일본에게 계속 밀렸다. 그 이유는 바로 진주만 공습 때문.

잘 알려진 것처럼 미군은 진주만 공습을 당한 뒤 2차 세계대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되는데, 당시 미국은 혹시 모를 전쟁 개입에 대비해서 진주만에 고이고이 국방력을 쌓아 뒀었다. 그런데 일본이 거길 털어 버린 것이다.

이후 계속 수세에 몰리던 미군은 일본의 통신암호를 해독해 일본이 미드웨이 제도에 대대적인 공격을 취할 것을 미리 알고 전력을 집중해 거하게 한판 붙는다. 이게 바로 미드웨이 해전이다.

이 전쟁은 일본 입장에서 꼭 필요한 전쟁은 아니었으나 계속 걸리적 거리던 미국의 해군력을 압살 할 목적으로 나름 기습 공격을 시도했고(일본 내부적인 알력 다툼도 영향이 있었다고 함), 이를 미리 알게 된 미국은 전력을 집중해 방어에 나선다.


* 암호 해독과정이 재미있다. 미국은 일본의 통신을 도청에 AF를 침공할 것을 알게 된다. 문제는 AF가 어딘지 모른다는 것... 대상을 압축해 미드웨이가 유력했으나, 확신이 필요했던 미국은 일본이 도청하는 교신을 통해 '미드웨이의 담수시설 고장'이라는 메시지를 보낸다. 그다음은 뻔하다. 일본군의 'AF에 담수시설 고장'이라는 내부 통신을 도청, 미드웨이 당첨.

** 또 재미있는 것 하나. 미드웨이 해전 전에 일본은 워 게임을 하는데, 미국이 매복했다 기습을 하면서 일본이 옥수수 털리는 시나리오가 나왔다. 이때 일본 군 수뇌부의 명언. "미국은 이 공격을 모르고 있으니, 미군의 매복 + 기습은 있을 수 없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는 게 아니라, 워 게임 시나리오를 바꾼 후 이기는 전쟁이라고 판단한다... 이 무슨 ㅡ,.ㅡ (이럴 거면 워 게임 왜 하냐?)

암튼, 미드웨이 해전으로 일본은 항공모함 4척을 잃고 태평양 전쟁의 주도권을 미국에 넘겨준다(게다가 미군은 진주만 공습으로 인한 손실을 상당 부분 회복해 나간다. 그러니 뭐... 일본이 더더욱 힘들어질 수밖에).




이 책은 위에서 설명한 미드웨이 해전에 직접 참전한 뇌격기(어뢰를 사용하는 공격기) 조종사가 쓴 글이다

책은 초반에 진주만 공습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미드웨이 해전과 과달카날 전투를 다루고 있다.

매우 담담하고 간결한 문장으로 적혀있다. 억지로 감정을 끌어내려는 기교도 없으며, 본인이 기억하고 있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적으려고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같이 싸운 전우들에 대한 묘사를 빠트리지 않아 사실감이 더욱더 가미된다.

참전 용사의 경험담을 듣는다는 생각으로 읽으면 좋을 것 같다(안타깝게 저자는 책의 출간을 보지 못하고 28세의 나이로 훈련 중 세상을 떠난다).


간혹 전쟁에 대하여 환상을 갖게 만드는 미디어들이 있다. 다 개수작이다.
전쟁에 무슨 명분이 있고 낭만이 있겠는가. 결국 죽어 나가는 건 그 전쟁에 아무런 원인도 제공하지 않은 이들이고, 슬퍼하는 건 그들의 가족이다.

정말로 전쟁을 하고 싶으면 워 게임이나 제대로 하시던가 ㅡ,.ㅡ

※ 카테고리를 '에세이'로 할 지 '역사'로 할지 고민하다가 '역사'로 선정...
그냥, 이들의 삶 자체가 우리에게는 이미 역사가 된 것이 아닌가 싶어 이렇게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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