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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역사

[책리뷰] 간신열전 - 이한우

by 세발너구리 2022. 8. 28.

기생충 관련 책을 읽은 후 쟁겨놨던 책 하나가 생각났는데 그게 바로 '간신열전'이다. 왠지 비슷한 느낌이 들어서인 듯.

책 자체는 재미있다. 다만 너무 딱딱하다. 마치 옛 중국 고전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문체 덕분에 눈에는 읽히나 머리에는 잘 들어오지 않는 유형.


열전이라는 제목답게 엄청나게 많은 사례들이 나오며, 중국 여러 왕조의 사례와 함께 우리의 역사도 포함되어 있다. 이야기가 너무 많다 보니 머릿속에서 섞이고 섞여 구체적인 사례들을 분명하게 기억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 내용 요약을 못하겠다;; ㅡ,.ㅡ

하지만 다행히 이 책의 말머리에 전체의 내용을 압축하는 부분이 있다. 한나라 유학자 유향이 '간신'에 대하여 정의한 내용인데, 다음과 같다:

첫째, 관직에 편안히 있으면서 녹봉이나 탐하고 공무에는 힘쓰지 않은 채 시세에 따라 부침하며 주변이나 관망하는 자를 '구신', 즉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신하라 한다.

둘째, 군주가 하는 말은 모두 좋다고 하고 군주가 하는 일은 모두 옳다고 하면서 몰래 군주가 좋아하는 것을 알아내어 군주의 귀와 눈을 즐겁게 하고, 구차스럽게 군주에게 모든 것을 맞추느라 그 후에 닥치게 될 위험은 돌아보지 않는 자를 '유신', 아첨하는 신하라 한다.

셋째, 속마음은 음흉하면서 겉으로는 조금 삼가는 척하며, 교묘한 말을 하고 안색을 잘 꾸며대고 자신이 천거하려는 자에 대해서는 장점만 드러내고 악은 숨기며 쫓아내려는 사람에 대해서는 단점만 드러내고 장점은 숨겨 군주에게 상과 벌을 부당하게 내리도록 하는 자를 '간신', 즉 간사한 신하라 한다.

넷째, 지략은 자신의 잘못을 꾸미기에 충분하고 말솜씨는 누구든 설득시키기에 충분해서 안으로는 형제 사이를 이간 시키고 밖으로는 조정의 난을 빚어내는 자를 '참신', 즉 중상모략하는 신하라 한다.

다섯째, 권세를 제멋대로 하여 일의 경중을 바꾸고 사사로이 붕당을 만들어 자기 파벌을 키우고 군주의 명령을 멋대로 속여 자신을 높이려는 자를 '적신', 즉 자리를 도적질 하는 신하라 한다.

여섯째, 간사한 말재주로 군주를 불의에 빠트리고 군주의 눈을 가려 흑백을 구별하지 못하게 하며 군주의 잘못을 나라 안에 퍼트려 사방 이웃나라에까지 소문나게 하는 자를 '망국지신'이라 한다.


요즘 같은 세상에 군주니 신하니 단어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설령 적당히 사용할 용도가 있다고 하여도 나 같은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사용처가 없다고 봐야할 것 같다.

다만, 내가 하는 행동이 다른 이들에게 어떻게 보일지를 제3자 입장에서 평가하는 힘을 기르는 목적이라면 제법 유용하게 책의 내용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역사라는 것을 공부하는 주요 목적 중 하나가 이런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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