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가 읽은 책/역사

[책리뷰] 조선을 발칵 뒤집은 엽기 살인사건 - 이수광

by 세발너구리 2022. 8. 24.

'이웃집 살인마'와 '살인자들과의 인터뷰'를 읽은 김에 살인 시리즈(?) 그랜드 슬램 달성을 위해 한 권 더 선정한 책이다.

'조선을 발칵 뒤집은 엽기 살인사건'은 '조선을 뒤흔든 16가지 살인 사건'의 후속편으로 쓰인 책이라고 한다. 전편을 읽어 보지는 않았는데, 나중에 한번 읽을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살인을 6개로 분류해서 총 16개의 살인사건을 다루고 있다. 목차는 16개 이지만, 중간중간에 아주 짧게 다른 사건을 언급하고 있기도 하다.

저자는 책에서 살인을 다음과 같이 분류하고 있다.

(모살) 음모, 모략으로 죽인 살인사건
(고살) 고의로 죽인 살인사건
(오살) 오해, 실수로 죽인 살인사건
(희살) 장난, 희롱으로 죽인 살인사건
(복수) 원수를 갚는 살인사건
(희이) 희한하고 이상한 살인사건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져 살인사건의 전후, 수사과정 등을 묘사하고 있고, 이에 대한 지배계층의 판결 내용이 소개된다. 당시 기준으로 꽤 큰 사건들을 모아 둔 이유인지, 대부분의 사건에서 왕들이 피고인에 대한 처벌에 개입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피고인의 처우를 정하는 과정은 지금 기준에서 봐도 나름 세련된 논의 과정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책 전반에 걸쳐서 당시를 관통하고 있던 유교적 사상과 신분적 차별이 반복적으로 사고의 범위를 제한하는 덕에 답답한 느낌이 계속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사건도 사건이지만, 정작 주목되는 부분은 당시 사람들의 범죄에 대한 정의와 범죄자의 처우에 대한 부분이다.

조선시대와 현재의 인류 사이의 생물학적, 지능적 차이가 사실상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사고방식에 답답함을 느끼는 건 결국 당시를 지배하는 시대적 사고의 문제 때문일 듯.

이렇듯... 범죄에 대한 인식과 범죄인의 처우는 그 시대를 평가하는 중요한 척도일 것인데, 과연 500년 후에 우리의 후손들이 범죄론을 기반으로 우리를 평가할 때는 무슨 생각을 할지 심히 궁금하다는...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