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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기타

[책요약] 무지한 자들과 대화하는 법 - 페터 모들러

by 세발너구리 2022. 8. 28.

책 제목이 나한테 말했다. '읽어라.' 그래서 읽었다. ㅡ,.ㅡ


이 책에서 말하는 '무지'는 크게 두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첫째는, 어떠한 것을 모른다는 것
둘째는, 자신이 무지하다는 것을 모른다는 것

그런데 여기에 매우 중요한 고려사항이 있다. '무지'는 의도적으로 연출할 수 있다는 것.

저자는 소통의 방식을 2가지로 분류한다.

하나수직적 소통으로 지위와 위계를 중시한다. 전형적인 예로 前 미국 대통령 트럼프가 있다.
둘째수평적 소통으로 논증과 연대감을 중시한다. 트럼프의 대선 상대방이었던 힐러리 클린턴이 대표적이다.  

※ 책에서는 일반적으로 수직적 소통 방식을 무지한 것으로 보지만, 결국에는 상대방의 소통 방식을 고려하지 않는 모든 경우를 무지로 정의한다. 상대방의 소통방식을 무시한 대화는 서로 다른 언어로 대화하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비유함.


클린턴은 참 똑똑하고 논리적이다. 게다가 말도 잘한다. 하지만 TV토론에서 트럼프에게 다소 밀리는 듯한 인상을 줬었다.
저자는 그 이유가 소통방식에 있다고 본다. 즉, 수평적 소통방식이 수직적 소통방식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이다.

수직적 소통방식은 다음과 같은 단계로 구성된다.

1) 하이토크 단계
: 일정 수준의 객관성과 논증을 갖춘 상태로 대화를 하는 상태. 수평적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2) 베이직 토크
: 무지해지기 시작한다. 문장은 짧아지고 근거는 없어진다. 전문지식은 아무 의미도 없다.
트럼프와 클린턴의 TV토론에서 클린턴은 트럼프의 여성 비하 발언을 문제 삼았다. 이때 트럼프는 단지 이렇게 말했다. '저는 그런 말 한 적 없습니다'
짧고 근거도 없다. 하지만 동일한 답변을 반복함으로써 상대방은 지치고 청중들은 신뢰하게 된다.

3) 무브토크
: 수직적 소통의 끝판왕. 말없이 행동으로 표현한다. 상대방보다 한 계단 위에서 악수하는 것, 상대방이 나에게 다가올 수밖에 없는 상황을 연출하는 것, 의도적으로 거만한 듯한 자세를 연출하는 것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뭔가 동물적이긴 하다.  

위와 같은 소통방식에 거부감을 느낄 수 있지만. 수평적 방식이 수직적 방식에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인정해야 할 것이다. 베이직 토크만 하더라도 (같은 상황에서) 수평적 소통을 중시하는 사람들은 많은 근거와 논리를 바탕으로 상황을 타계하려 할 것인데, 이런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은 화자가 핑계를 대고 있다고 느낀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 했다. 수평적 소통을 사용하는 사람이 수직적 방식을 사용하는 상대방의 전략을 알고 이에 합당한 대응책을 모색하면 최악의 결론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다.

이에 저자는 10가지 대응 방식을 제시한다.

1. 자신의 언어습관을 비판적으로 탐구하라.  
2. 반사적인 도덕적 분노를 내려놓아라.
3. 논쟁의 요점에서 벗어난 소통을 인지하라.
4. 분명하게 발언하라.
5. 상대가 내 말을 경청하리라고 가정하지 말라.
6. 객관성이 결여된 말을 들어도 패닉에 빠지지 말라.
7. 교착상태의 아름다움을 인지하라.
8. 천천히 승리하라.
9. 예의를 상대화하라.
10. 정당화하지 말라.  

간혹 어떠한 부분에 무지한 사람이 대화를 주도하고 원하는 결과를 얻어가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위와 같은 경우를 (개인적인 생각에서) 유형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사회가 허용하는 용인 한도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유지하면서 상대방의 심리는 흔드는 경우
2. 해당 집단에서 보다 높은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경우
3. 화자 간의 대화에서는 다소 밀리는 경향이 있더라도 다수의 청중에게 상당한 호소력을 전달할 수 있는 경우

내가 정리한 것이라 그렇겠지만, 수직적 방식과 상당한 유사점이 느껴진다.

어찌 되었든, 이 책을 읽는다고 엄청난 달변가가 되어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내가 왜 대화의 주도권을 못 잡는지의 원인을 파악하는 것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알고 맞는 것과 모르고 맞는 것의 데미지 차이는 크다. 이 책은 그래도 상대방의 공격을 인지하게 해 주는 아이템 정도 될 듯싶다.

일독 추천.. 두껍지도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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